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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턴의 서비스 기획 이야기 18

랜턴K 2025. 5. 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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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중단에 따른 예상들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그레이존 업무에 가까운 성격을 가졌다.
이는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 직접적인 내부사용자가 아니라, 회사와 계약을 맺은 협력사의 내부 사용자 대상이었으며 
- 정식 업무 프로세스에 편재되지 못했으며 
- 직접적인 베네핏이 없는 서비스가 아니었으며
- 사내 정치적 혹은 조직 구조에 따른 지지를 받지 못했고, 
- 그럴만한 성격의 서비스도 아니긴 했다 

따라서, 월 평균 4만건 정도 사용되던 서비스 사용량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리고 폭락한 이후에 사용량 회복 역시 어려울 것이었다. 
따라서, 서비스 셧다운에 따른 사용률 폭락의 임팩트를 완충할 전략 수립이 필요했다. 


3/4월 사용률 제고 계획 

사용률을 어떻게 제고시킬 것인가? 
수리적 접근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지금의 사용률 함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사용률이 떨어질 것이었다. 
그리고 서비스를 어느 시점에 재개한다면, 
떨어진 사용률에서부터 굉장히 낮은 기울기를 갖고 
완전히 새로운 점근적 상승 함수를 그릴것이었다.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첫번째, 현재의 사용률 함수 폭락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
두번째, 서비스 개시시점부터 새로운 상승함수가 아닌, 미리 오프셋을 확보하여, 
개시시점의 베타값을 미리 확보한다. 

첫번째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 
현재 개발중인 신규 웹 서비스의 런칭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당초 Q/C를 최대한 완벽하게 구성한 뒤에 개시할 생각이었다.
시스템 사용 간의 오류 수정 뿐 아니라, 
개발팀 Q/C -> 포커스그룹 Q/C -> 필드 Q/C 등 단계별로 Q/C를 수행하면서, 
혹시 놓쳤을 사용자 요구사항까지 수집/반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핵심 서비스의 Q/C만 완별하게 잡고 개시하는 것으로 전략을 틀었다.
또한, 포커스그룹 Q/C를 생략하고, 개발팀 Q/C를 진행하면서, 
바로 필드 Q/C를 동시 진행하는 것을 준비하기로 했다 
 
두번째 전략인 사용률함수의 잠재적 오프셋 확보는 
필드 Q/C 테스터의 양질과 방식, 그리고 내부 커뮤니케이션 루트를 확보하여 대응하기로 했다.
내 입장에서는 궁여지책인 필드 Q/C를, 
사용률이 괜찮은 지역을 선정하여 베타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으로 포장해서 
해외 주재원과 서비스 현지 실무라인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사용률이 좋은 지역이라 베타테스트를 특별히 부탁했다는 스토리가
예상처럼 좋은 레포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베타테스트 실제 사용할 해외 사용자 그룹을 알아서 그들이 열정적으로 조성하였으며
WhatsAPP등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라인을 구축하기를 원하기도 했다. 


중장기 사용 향상 전략에 대한 나의 고민들 

이 글의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이 서비스는 그레이존 같은 성격을 가졌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사용률이 크게 제고되기 위해서는 그레이존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 필요했다. 
이전의 담당자들은 증명하거나 수치화할 수 없는 효과들, 
가령 브랜드인지도, 고객만족도, 미래의 딜러 수익성 등을 내세웠지만
나는 해외 딜러 사용자 뿐 아니라 임원들에게도 소구력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마케팅이라는 활동 자체도 오늘날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마당에,
경영학적 리더십이 부족한 부서에서의 업무 추진은 조직적 지지를 받는 데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욕심과 책임감이 있는 PM이었기 때문에,
일단 이 시스템이 극복해야할 Component를 분리해보았다. 

EEF 
- 사내 정치 / 조직구조에 따른 지지 
- 정식 프로세스 도입 (사내)

OPA 
- 직접 사용자의 직접적 베네핏 
- 간접 사용자의 직접적 베네핏 
- 현장 사용 경험 온보딩 (필드) 

가장 핵심적인 건, 사내 정치/조직구조에 따른 지지를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였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사원급 직원인 나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쪽의 팀장급 이상이 다른 쪽의 팀장급 이상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핵심이었고,
PM으로써 나의 R&R은 내 쪽의 팀장급 이상이 설득할 수 있는 
매터리얼을 생성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중장기 사용 향상 전략에 대한 중장기 전략들 

기본적의 내 쪽의 팀장급 이상 리더와 내 시스템 사이의 컨센서스 형성이 중요했다. 
- 팀/실장의 KPI에 반영한다
- 팀/실장이 소구포인트를 형성할 수 있는 베이스라인 KPI를 구축한다
- 팀/실장 교체 리스크에 컨세서스가 흔들리지 않게끔, 베이스라인 KPI를 지속할 수 있게 구축한다 
위가 달성되어야만, 팀/실장급이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실적 향상을 독려할 수 있는 소구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내 편의 컨센서스를 공고히 해놓고 나면,
- 팀/실장이, 사내 정치/조직구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 정식 프로세스에 도입하자는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됨으로써 
EEF 내부 환경 개선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요약하면, 적당한 KPI 유지를 통해, 내부적 컨센서스를 공고히하고,  
팀/실장의 조직 내 최소한의 소구포인트를 지원하여, 
궁극적으로 더 높은 이해관계자의 탑-다운 형식으로 정식 프로세스 도입을 도모한다가 되겠다. 

하지만, 여전히 왜 이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약관화한 이유가 부족했다.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리텐션이 상승한다라는 말에는 너무도 허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CX 향상 서비스가 이것이 유일한 것이 아니며, 
CX를 바라보는 조직 문화 성숙도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간접 사용자들에게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게 베네핏이 있다는 논리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리텐션 향상, 고객 경험 향상 등의 무형적 가치를 수치화시키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직/간접 사용자들에게 이 시스템 사용에 베네핏이 있음을 좀 더 효과적으로 설득하고 싶었다. 
나는 구글로부터 뉴스레터를 계속 받고 있었는데, 
구글의 레포트에는 그러한 무형적 가치를 수치화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꽤나 설득력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 즈음에 사내 학습조직을 운영하면서 구글러나 아마조니언이 쓴 책이나 글들을 많이 읽었는데
이런 다양한 매터리얼을 통해 
이들 회사가 이러한 가공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추가적인 자본을 투입한다는 것과 
그것이 정말로 유의미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맡은 시스템 역시, 다소 억지를 부리더라도 구글의 뉴스레터 레포트와 비슷한 
수치가 포함된 논리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리텐션과 매출 향상, 고객만족도와 리텐션 향상의 연결고리가 되어줄 
레퍼런스를 ChatGPT와 구글링을 통해 큰 뼈대를 세웠다.
또한, 이 시스템이 어떻게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지에 대한 논리를 만들기 위해서
그간 공부한 UIUX 원칙들을 토대로 추가적인 조사를 실시했다.
앞서서 제작한 3D 컨텐츠 가이드와 조사한 내용들을 
마케팅 가이드를 참고하여 재조립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제작한 매터리얼을 포멀한 발표나 회의 자리에서 레퍼런스로 일관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나의 발화의 질이 자연스레 높아졌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보다, 그 시스템을 현장에 온보딩시키는 일이 더 어렵다. 
특히, 위계질서에 의한 강압성이 부재된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나는 필드에서 시스템 전개 용이성을 확보하고 싶었다.
당초에는 LMS의 일부 대표적인 기능을 시스템 내에 개발하여, 이를 토대로 전개하고자 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개발 투자에 부담을 느낀 당시 팀장님이 전적으로 반대를 했다. 

이에, 대안으로 글로벌 담당자 대상으로, 
점진적으로 시스템 전개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이드 문서를 만들었다. 
애초에 컨텐츠도 순차성을 부여한 구조를 만들었고, 
난이도로 구분되는 컨텐츠도 일부러 형성하였기 때문에, 온보딩 시나리오를 꾸미기가 좋았다.
LV1, LV2, LV3로 점진적으로 필드의 사용성을 향상시키는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그리고, 그 앞에, 미리 만들어둔 자료를 포함시켜서,
필드담당자가 필드실무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자료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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