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UX 라이팅을 접목시키려는 나는
무엇부터 시작하며, 무엇을 해내야 할까
웹 기획부터 운영을 해보면서 이는 나의 꾸준한 고민이었다
무언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감각만이 늘 있을 따름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비즈니스 생태계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건 좀 일찍 깨달았다.
이건 두가지 방향에서 운이 좀 좋았다.
첫번째 운은, 내가 입사한 해에 브랜드를 리런칭을 하면서,
브랜드와 관련된 매터리얼을 접하는 게 쉬웠다는 것이다.
두번째 운은, 내가 맡은 웹이 정말 다양한 컨텐츠를 포함하면서
(글, 이미지, 영상, WebGL) 서로 다른 형식과 내용이 충돌하는 것을 자연스레
관찰이 가능했다는 것이었다.
왜 충돌이 일어났을까?
여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 당시에 나는 브랜드 및 마케팅 본부에서 만든
디자인 또는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기준으로 웹/컨텐츠의 일관성을 맞추려고 했다.
성인 남자가 아동복을 입는 것처럼,
그들의 가이드와 웹/컨텐츠가 체형이 맞지 않았으므로
일관성이 도무지 맞을 수가 없던 것이었다.
더욱이, 해당 가이드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완성도에 문제가 있었다.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실례와 실용성이 빠져있어서,
가슴으로는 이해하여도 머리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반대로 구체성이 과할 때는, 이유가 없는 구체성을 높은 수준으로 강요하였다.
마찬가지다. 일관성을 잡는 일을 하려면
일관성을 잡을 게 아니라, 일관성을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해야 한다.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그 시스템을 기획 설계부터 해야된다.
따라서 UX 라이팅의 첫번째 일은
일관성을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의 기획/설계, 즉 보이스 앤 톤 가이드를 수립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보이스앤 톤 가이드 (일관성 확보에 대한 기획 설계)
2 UIUX 카피 제작 (실례 제작)
3 컨텐츠 전략 수립 (가이드 적용 계획)
4 컨텐츠 제작 (실제 업무)
5 UX와 카피 최적화 (피드백 루프 프로세스 형성)
이중 나는 2 3 4 5 를 아마추어 답게 해보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글을 써보고 싶다)
1번 활동만 해본 적이 없다.
이에, 어떻게 보이스 앤 톤 가이드를 정리할 지
가상의 모델을 갖고 아래 순서대로 정리해보려 한다
-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기
-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보조할 수 있는 UX의 목표를 설정하기
- 상대방의 페르소나 정하기
- 나의 페르소나 정하기
이를 바탕으로 배민의 보이스 앤톤을 분석해보자
아래 쓰는 건, 전부 나의 뇌피셜이다.
- 배민의 모델
배민은 배달음식에 대한 배달-식당-소비자 통합플랫폼을 제공한다
배달업체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감을 공급받고
식당은 매출처를 확대하며 매장 홍보에 대한 일감을 덜고
소비자는 간편한 결재 다양한 식당 커버리지를 갖는다
이것이 유지되려면,
플랫폼이 담고 있는 식당이 많아야 하며
소비자 역시 꾸준히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
- UX 목표 설정하기
플랫폼이 담고 있는 식당은 배민이 자체적으로 발품을 팔면 되는 일이다
배민이 달성해야하는 진정한 미션이란
초창기 배민은 전통적인 주문 배달에서 플랫폼 배달로
소비자를 이전시키는 것이 미션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문 배달의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방향
주문 배달 대비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UX가 설정되야 한다
어떤 스트레스가 있을지를 Chat GPT에게 뽑아달라고 했다
- 의사소통 오류
- 전화 대기 시간
- 청취 문제
- 기록 착오에 대한 불안
- 언어 또는 발음 문제
- 추가 주문/변경의 어려움
- 서비스의 품질에 대한 불안
- 결제 정보 제공의 불안
- 반복 설명의 피로
- 배달 시간 불확실성
대부분 전화 상대방과의 의사소통 스트레스와 그를 정정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 간결하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
또한, 주문기록 정보나, 업체의 품질에 대한 정보제공에 대한 부분도 친절하게 챙겨야 한다
주소, 결재 등 민감정보는 시스템이 두 세번씩 챙겨주면 좋을 것이다
정보 사일로를 해제하는 것은 어떻게 할까
(현시점에서 답을 알고 하는 거지만)
후기가 많아야 하며, 후기가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로 하여금 신뢰를 줄 수 있는 양질의 후기를 작성케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후기를 쓰는 일이 대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령 인터넷 댓글은 사용자의 오직 2%만 쓴다고 한다
따라서 보상시스템을 도입하여 유인책을 만드는 편이 좋겠다
그러면서도, 그 유인책을 강화하고 강조할 수 있는 라이팅을 적용해야한다
미션은 아래와 같다
- 주문에 메인 워크 플로우는 가급적 간결하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
- 양질의 후기를 쓰도록, 강화하고 강조할 수 있는 UX 라이팅
- 주소,결재 등 짜증을 유발하는 정보는 시스템이 체크체크 해주는 친절한 라이팅
- 상대방의 페르소나
두 가지 방향에서 페르소나를 설정하여 분석해본다.
첫번째, 대중 타겟 어플리케이션인 만큼 대중적 저변 확대 관점에서 접근해본다
두번째, 대중 타겟 어플리케이션의 수익성은 사실 헤비 유저에서 나온다.
따라서, 헤비 유저 즉 배달을 많이 시키는 사용자를 분석해본다.
(게임이 대표적인데 1% 헤비유저가 매출의 90%+를 책임지는 통계는
어느 장르, 어느게임이던 흔하게 나온다)
아마존의 워킹 백워드처럼, 씽킹 백워드를 해보자.
앱을 통해 주문하는 사람 > 앱에 익숙한 사람 ? 전화를 싫어하는 사람 ?
초창기에 배민 앱을 사용할 사람들은 위의 2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들은 앱의 유용성과 편리함을 이미 아는 사람들이고, 스마트폰 사용을 불편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신경써야 하는 등 전화 거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관점을 기반으로, 사용자 데이터가 있다면
사용자 클러스터링을 통해 확신을 갖고 비즈니스와 가이드를 강화할 수 있다.
두번째 타겟인 주문양이 많은 고객도 빼놓을 수 없다.
주문 양이 많다 > 배달을 자주 시킨다 (자주 안시키고 밥만 많이 먹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 전통적 가구가 아닌 신흥 가구
따라서 혼자살거나 + 비교적 젊은 가구로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는 집으로 설정한다
물론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다 정교한 조사와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위의 페르소나에 대한 개괄적 인사이트를 정리해보자.
배민의 페르소나는
20-40 비교적 젋은 세대, 맞벌이를 해서 밥해먹기 귀찮아하는
혹은 혼자 살거나 요리와 장보기에 익숙하지 않은
그러면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높은 수준의 기능 기대치를 갖는 사람들이다
글쓰기는 이들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방향으로 가야하겠다.
학교던 직장이던 그냥 인생이던 안그래도 피곤해 죽겠는데,
앱 배달과정이 또 스트레스를 주면 안되겠다.
배달 주문부터, 배달 도착까지 일어날 수 있는 실수나 궁금증도 해소해야할 것이다.
마치 부장님이 오늘 XX 대리가 뭘 하고는 있는 건지 매번 되묻고 짜증내듯이
배민은 부장님 역할의 고객님이 묻기 전에 답할 수 있어야 하겠다
혹시나 오객이 실수도 할 수 있다. 주소를 잘못 쓴다던지 말이다,
이건 마땅히 시스템이 알아채고 보고하고 수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
여러모로, 배달음식 주문은 삶에서 필요하나 번거로운 일이다.
따라서, 고객을 달래가는 말투가 필요할 거 같다
- 나의 페르소나
배달음식의 핵심은 결국 음식이지, 나머지 과정은 부차적이다.
메인 워크플로우가 진행되는 와중에 계속 말걸어봤자 짜증스럽다.
여기서는 굳이 페르소라늘 반영한 라이팅을 과감히 생략한다
그저 간결 신속 정확을 타겟으로 한다
근데 , 고객님이 실수해서 메인 워크플로우를 늘일 수 있는 지점은 반드시 짚어야 한다
원래 주문했던 거 다시 주문하고, 취소할거 주문나가고 이런게
본 업무보다 더 짜증나는 법이다.
식당의 서버 포지션과 비슷하다.
실제 고객입장에서 핵심은 배달음식이지, 배달앱이 될 수가 없다.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에서도 마찬가지다.
배달음식 주문이라는 일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일이 될 수는 없다.
이분들은 이렇게 해야지! 라는 상사가 할 법한 명령조가 아니라
혹시 이거 아닌가요? 하고 내 눈치 좀 보면서
물어보는 좀 똘똘한 후배 느낌이 좋곘다
최종적으로 아래 내용으로 정의한다
나보다 어린 감성의 똘똘하고 사회생활 잘해서 내 눈치를 좀 볼 줄아는 후배님
이런 후배면 가끔씩은 재치도 부릴 법 하지 않을까?
과할 필요는 없다
고객님들이 진짜 부장님도 아니고,
과하고 반복되는 아재개그에 일일이 깔깔대는 건 서로 힘빠지는 일이다.
적당히 치고 빠지기를 잘하는 유머 감각만 별첨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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