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았을 때 아쉬웠던 점
내가 IT 기술 조직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또 협력업체 역시 전문 PM 인력 구비가 안되었었기 때문에,
산출물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령, 이 단계에서 우리는 기획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 단계와
RFP를 작성했어야 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본부장님 상대의 보고 자료와
그 보고자료를 만들기 사전에 나 홀로 파워포인트로 만든
PPT에 가까운 요건 기획서가 있었다.
그것으로는 수개월 동안 지속해서 참조할 자료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내가 업무를 추진하는 방식과 스킬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은 경험적 /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다.
다만, 팀 내에 나와 같은 생각과 시선을 공유할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 스스로 깨닫고 밖에서 배워야 했고,
그랬기에, 계속 헛점이 많은 상태가 지속되는 경향도 있었다.
- 게임 산업에서 일하는 친구와 또 게임 산업에서 기획으로 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예전에 작업하던 화면을 어깨 너머로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 노션 등 일부 협업툴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간소하게 활용해 본 적이 있었다
-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자원관리 방법에 대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고
그 때 칸반차트 등의 방법론들이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분명했던 주요 개선점들
운영/관리/전개 그리고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워크 플로우를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개선해야한다고 하는 지점들은 분명했다.
1.
첫째, 웹/앱 통합이라는 컨셉이었기 때문에
이번 웹 개발은 반응형으로 제작되어야만 했다.
그리고, 반응형에 맞는 UIUX와 디자인으로 재구성되야 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만의 문제는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내가 기획하는 웹은 단순히 정적 콘텐츠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I/O에 따라 반응하는 콘텐츠들도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2.
둘째, WebGL 콘텐츠를 적잖게 좋은 성능을 기대하면서 구동이 되어야 했다
외양적으로는 특정 서비스를 강제 종료시키면서
이것으로 대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WebGL 기반의 시뮬레이션 콘텐츠를 어떤 중장기적 미래방향성이라고 생각할 때,
이것이 외압에 의해 좌초되지 않고, 미래의 특정시점까지 안전하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규 WEB에서 원활하게 작동되야함은 당연지사였다.
3.
셋째, WEB의 다양한 사용자가 UGX를 만들고, (User Generated Experience)
이로 하여금 WEB관리자의 반강제적인 플라이휠 구축을 하고 싶었다.
4.
넷째, 법규 및 보안 컴플라이언스를 구축하여
단순 운영 외의 문제를 해소하고 싶었다.
메인 컨셉 디자인 착수
나는 대대적인 디자인과 UIUX 변화를 원했다.
가령, 윈도우8에서 윈도우10으로 넘어가는 수준의 디자인 변화를 추구했다.
기존 메인 화면의 구성 와이퍼프레임은 아래와 같았다.
게이트웨이 이상의 어떤 기능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심지어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이미지 영역의 교체가 거의 2년에 한번 일어났으므로
이 문제는 더욱 심하다고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나의 불만과 개선 의지는 분명했다.
하지만, 어떻게 개선한다는 로드맵이나 컨셉을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이것이 창작의 영역처럼 느껴졌는데,
영화 버드맨의 주인공 대사가 생각나기도 했다.
' 군인이 되지 못한 남자가 정보원이 되듯 아티스트가 되지 못한 이가 평론가가 되는 법이다'
위의 대사와 버드맨의 어떤 장면들이 머릿속에 재생될 때면,
'나는 사실 능력은 없는 주제에 불평만 많은 사람이었다'라는 자기반성이 나를 괴롭혔다.
개발을 진행하려고 해도, 무얼 개발할지 정하면 할 수가 없다는 걸 새삼 뒤늦게 깨달았다.
나는 '나를 포함한 협력사'(앞으로는 우리라고 부르려고 한다)가
북극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구체적으로 시각화된 실체가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군 복무 시절, 병사 분대장을 하면서
밑의 부하들을 통솔하고 작전을 수행할 때에
공동의 목표의 구체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바가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업체 PM과 관련 주제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는데,
메인 홈페이지 디자인 시안과 더불어
핵심이 되는 몇 개 페이지의 시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마컴가이드로부터 시작 그리고 지금와서 돌아볼때의 관점
자동차 산업으로 치면, 콘셉트카가 필요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의 제작물로 비유하자면 컨셉아트가 필요했다.
내가 웹 개발을 하던 22년도의 매우 근처의 시점은
회사가 대대적으로 브랜드 디자인을 변경하던 해였다.
따라서, 나는 꽤 운이 좋게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가이드(이하, 마컴가이드), 브랜드 가이드 등의
명칭에 매우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마컴가이드를 기준으로 웹 시안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을 했다.
나중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이런 나의 시도는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때는 나의 능력이나 협력사의 능력 부족이라는 생각이 주요했다.
그리고 공부를 조금 지나고나서, 회사의 가이드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 어느 지점에서 잘못되었는지 짚는 데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회사는 다만 브랜딩에 대해 베이비스텝을 밟아나가는 단계였으므로,
회사의 가이드의 위계가 거꾸로 설정되었다는 데 있었다.
브랜드 가이드가 아닌 마컴 가이드가 사내 디자인의 중추로 활약했다.
가이드의 위계는, 구성원들이 사고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나는 왜인지도 모를 곤혹스러움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지금 와서야 써보는 회사가 제작한 브랜드가이드/마케팅커뮤니케이션 가이드의
근본적 문제들은 아래와 같다.
- 회사는 브랜딩을 해본 적이 없었다.
브랜딩에 대한 정의가 없이 프로젝트 개발하듯이 가이드를 개발했다.
따라서, 브랜드 가이드와 마컴 가이드를 다루는 방법도 서툴 수 밖에 없었다.
- 마케팅 부서 주도로 브랜드 가이드와 마컴 가이드를 만들었다.
즉, 마컴가이드가 더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생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마컴가이드가 더 실용성이 있었으므로 중시하는 것이 당연한 행위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양질 양 측면에서 마컴가이드는 브랜드 가이드를 대부분 포함했으므로
(구조적으로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백과사전이나, 마스터테이블같이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런 위계는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
만들어야 하는 제품과 달성해야 하는 목적보다,
그들이 정한 수치와 간격을 법관이 판결내리듯 Pass/Fail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제품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은지 판단을 내리거나
의견과 대안을 제시하거나, 타 부서와 상황을 조율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가이드라는 체크리스트에 기대어 오로지 틀린 그림 찾기만 반복하는 심사관이 되었다.
- 마케팅 부서 주도의 브랜드/마컴 가이드는 한계가 명백했다.
제품 관점이 아닌 마케팅 활동에 최적화된 가이드가 탄생했다.
바꿔말하자면 기존에 해왔던 마케팅 활동에 최적화된 것이었다.
따라서, 표면적으로 그들이 내거는 브랜딩이란
여전히 마케팅이라는 요행에 기대는 활동에 따른 확률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불과했다.
이는 그들이 원했던 것과 정확히 정반대였다.
그들은 브랜딩을 하고 싶어서 (심지어 기존에도 하던) 마케팅을 하는 가이드를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브랜딩이 강력한 회사는 마케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 마케팅 활동에 최적화된 가이드란,
다른 제품군에 적용하는 데 한계나 제약이 있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이건 나중에 내게 또다른 어려움을 안겨주는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할 수 있다고 해서, 내가 좋은 가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아직도 겸허하게 내가 버드맨의 주인공에 불과함을 잘 알고 있다.
다만, 후술하겠지만, 이런 회사의 어수룩함이
거의 솔로프리너에 가깝게 업무를 추진한던 나에게는 굉장한 시간 지연 요소로 작동했다는 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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