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만다라 차트
고등학생 때부터 오랜 기간 나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매우 좋아했다.
숫자를 심도있게 다루는 스포츠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흥미가 있었고,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적인 시간동안 동안 체스처럼
전략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으며
올림픽의 육상 종목처럼, 매 게임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 영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와 도시생활에서는 좀 처럼 보기 힘든 원초적인 열정과 낭만이 있다고 느꼈다.
야구와 낭만의 관점에서 2018년은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바로 오타니가 메이저에 진출한 해이자,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에서 투수와 타자를 둘 다 소화하는
의미있는 퍼포먼스를 세계에 증명한 해이기 때문이다.
현대야구에서 전례가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이 선수의 모든 생애에 단연 미디어는 포커스를 맞추었다.
그렇게 나는, 만다라 차트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위 그림은, 오타니가 고등학생 때 세웠다는 만다라 차트다.
가운데 하나의 최종목표를 두고, 그 최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중간 목표 8가지를 세운다.
그리고 중간 목표 8가지를 달성할 수 있는 8가지의 세부 목표를 세우는 방식이다.
나는 이걸 처음 접했을 때 충격에 빠졌다.
운동 종목에서도 비즈니스 수준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으며
운이나, 멘탈 등의 항목에서 보이듯이 이미 프로의 정신이 완비되어있다는 게 존경스러웠고
이런 계획은 그가 고작 고등학생 때부터 세웠다는 점에서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꼭 언젠가 나도 '준비 상태'에 도달한다면 실천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와 만다라 차트
21년 취업을 하고, 그 해 3월 기숙사에 입숙하고나서, 비로소 그 시점이 됨을 알았다.
21년부터 올해까지 한 해도 빠짐 없이 만다라 차트를 세웠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첫해의 세부목표 달성률은 20% 남짓했다.
둘째 해는 64개의 세무 목표가 너무 많아서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렇게 3-40개로 목표를 줄여보았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 돌보기 같은 사회적인 목표는 거의 배제하고
역량 향상이나 개인 성과와 관련있는 목표만 남겼다.
하지만 여전히 달성률은 20% 남짓했다.
목표의 갯수가 주요한 문제는 아니었던 셈이다.
또, 목표에서 배제한 만큼, 주변 사람에게 소원해졌다는 자기 자신의 피드백도 있었다.
목표의 갯수보다 목표의 난이도와 목표를 세우는 나의 방법이 문제라는 점을 깨달았다.
나의 기준을 좀 더 현실적으로 낮추었다.
또한, 막연하게 포괄적이고 이상적이며 대단한 목표들 대신,
달성이 쉬운 정량적 목표도 허용할 수 있게끔 초점을 바꾸어 보았다
가령, '독서 습관 만들기' -> 'ㅇㅇ문고 4번 이상 가기'로 바꾸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사회적인 목표들도 다시 회복시켰다.
그렇게 세번째 해에는 달성률이 40%대로 안착할 수 있었다.
넷째 해가 되었을 때 2가지가 아쉬웠다.
첫째, 해가 바뀔 수록 내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회사원이라는 한계와 안전망 속에서, 나의 성장이 물리적인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둘째, 나의 능력이나 관심의 부족이 아닌, 상황이 바뀜에 따라
새해 목표가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네번째 해의 만다라 차트를 세울 때는, 이런 고민을 일부 반영했다.
전까지는 나의 역량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좀 더 성과지향적인 목표를 포함했으며,
상반기 종료 후, 만다라 차트를 중간 점검하고 목표를 조정하기로 했다.
24년 만다라 차트
올해 점수는 63점이다. 매해 20점씩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고무적인 편이다.
확실히 추진한 항목에는 1점을, 절반정도의 진전이 있었던 항목에는 0.5점을 부과했다.
그리고, 100점 만점 스케일로 다시 환산하여 평균을 낸 점수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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