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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장

기술리더 그리고 조직에 대한 생각

by 랜턴K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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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초딩수준인 글로벌 탑 기업(?)의 경영진 보고상황

https://naver.me/xX7Le6Vb위에 나온 기사에서 얘기한 서초 보고의 실체야 ㅋㅋㅋㅋㅋ=======================================어제 내가 서초딩들 보고자료 만들다가 왔음부서 특성상 서초 보고가 빈번한 부서인

www.teamblind.com

 

삼성전자가 요새 경영 악화로 일퇴중에 있다. 

사업이야, 고저가 늘 있는 법이니 평상시에는 다들 그러려니 할 일이었다.

몇 년전, 10만전자에서 쭈욱 미끄러질 때도, 

돈 몇 푼 잃은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누구도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서 토를 달지 않았다. 

하지만, 24년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낙관적이었던 몇 년전과는 달라 보인다.

전직 임원, 현직 직원, 언론들까지 꽤나 비관적인 의견을 

기사와 커뮤니티에 쏟아내고 있다. 

 

원래 삼성전자의 저점이란, 캐시카우인 메모리 사업의 사이클과 맞물려왔다. 

하지만 근래의 삼성전자의 위기는 늘상 있는 사이클 산업의 저점과는 확연히 다르다. 

가장 강점인 메모리 분야에서 1위를 뺐겼을 뿐 아니라,

모든 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크게 잃었다. 

이것이 일시적인 퇴보가 아니어 보인다는 점이 더욱 삼성전자의 위기를 심각히 바라보게 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HBM 최초 양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낮은 수율로 1-2년 째 손을 못 쓰고 있다.

2015년 사업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팀을 해체하였고, 

하이닉스로 유관인력이 대거 이탈한 까닭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사실 이것도 널리 알려진 핑계라고 생각이 든다.

연구인력이 암만 떠났대도,

그들이 남긴 레거시를 수습조차 못하여, 기본 납품조차 하지 못할정도라면,

회사가 연구 리소스 관리 능력이나 비전이 10년간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파운드리 반도체는 5나노부터 TSMC에 완전히 경쟁력이 잠식당했다. 

GAA라는 신기술을 적용하는 3나노 시대에서 경쟁력 회복을 꿈꾸었지만, 

수율 악화로 그나마 갖고있던 고객사까지 모두 잃어버렸다.

애플과 같은 신규 고객사 유치는 커녕

퀄컴과도 같은 견고해보였던 기존의 동맹도 깨졌고, 

심지어 자사 시스템 반도체인 엑시노스 양산도 요원해보인다. 

 

시스템 반도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시스템 반도체 최전성기에는, 그 애플에서조차 엑시노스 납품 의뢰를 했었다. 

당시에는, '경쟁사인 애플에게 우리 기술을 나누어주어서 잘되게 할 수 없다'라며

자부심에 가득찬 배짱 장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볼때, 당시의 결정이 얼마나 오만이었는지 확인할 따름이다.

적지 않은 전문가 및 전직 임원들이 당시 애플 납품을 결정했다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이 현재까지 재고되었을 것이라며 한탄한다.

경쟁사 벤치마킹 및 인력 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차세대 엑시노스가 파운드리에서 제조 실패하는 까닭은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설계 역량 부족을 짚는다.

성과 부진과 사업성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시스테 반도체는 유독 많은 터치업을 받았다. 

커스텀 코어 팀 및 모바일 AP 관련 설계팀 해체와 재편 등이 예시다.  


무선 사업부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삼성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미 10년대 후반 아이폰에 대부분의 기술력이 잠식당했다.

프리미엄 핸드폰 시장 점유율 또한 10년대 초반 비등했던 것 대비 

이제는 확연히 아이폰 독재 체제가 굳혀졌다.

기술력 후퇴는 무선사업부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위의 모든 반도체 기술이 퇴보하면서,

당연히 자사 완제품 경쟁력도 함께 떨어질 수 밖에 없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선 사업부의 침체가 다 남의 탓일 수는 없다.

삼성은 중간에 폭탄을 만들기도 했으며

심한 원가절감으로 인한 품질 부실로 GOS 사태까지 벌어졌다. 

충분히 예방 가능하거나 극복 가능한 이런 문제들은 

주요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진의 탓이다. 

 

특히, 무선사업부의 경영 문제는 프리미엄 시장 포기 자책골을 넣었다는 데 있다. 

물량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갤럭시는 저가 핸드폰인 A시리즈를 크게 밀었왔다.

이는 스스로 갤럭시라는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자해하는 행위였다.

자연스럽게 갤럭시는 아이폰보다는 프리미엄이 아니게 되었으며

샤오미 등의 중국 저가폰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A시리즈 또한 위기에 있다. 

일관되게 세련된 애플의 마케팅과 삼성의 마케팅이 비교되기도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마케팅과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진중해야 하는데 반해,

삼성은 트렌드와 키워드에 매번 쫓기는 듯한 대중 마케팅이 주를 이뤘다. 


AWS, 애플, 테슬라 등 이들의 공통점은 리더가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든 리더가

회사의 크고 작은 모든 결정사항을 내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사 최상위 팀에서 1000여개의 세부 사업목표를 설정하는가 하면, 

모든 의사결정이 CEO에 모이게 하는 회사도 있고,

공장을 직접 발로 뛰며 설비를 조정하는 CEO도 있다.

이들 리더들은 회사내의 모든 스페셜리스트와 1:1 토론을 벌여도 모자름이 없다. 

이들 리더가 엔지니어, 마케터, 디자이너 등 각 도메인 최상위 전문가들과 

열렬히 토론하는 것은 너무도 유명하고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들 리더는 회사 내의 모든 업무를 머릿속에서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회사 내의 각 업무가 왜, 어떻게 중요한지를 알고 있으며

때로는 그것이 당장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사업적 비중을 크게 평가한다. 

 

구성원은 단순하다.

리더가, 회사가 재무적 성과나 KPI등의 숫자로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원하는 바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가치를 평가받음을 알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량 껏 회사의 가치를 올리는 일에 기꺼이 몰두한다. 


삼성전자의 괴담(?)은 사실 위의 블라인드 글이 올라오기 전에도 꽤 유명했다.

오늘날 와서야 그 결실(?)을 맺을 뿐 이다. 

이미 10년도 전부터, 꽤 많은 삼성전자의 일반 고객들 그리고 IT 매니아들은   

'왜 저 설계팀을 포기하지?' / '왜 저런 의사결정을 내렸지?' 식의 의구심이 가득했다.

나도 직장을 다니고 나서야, 얼핏 삼성전자의 현 주소에 대해 추론을 내리곤 했다.

'리더들이 기술적, 전문적 독해 능력이 없다. 

 모르니까 저 정도의 리액션에 가까운 대응밖에 못하는 것 같다.'

 

리더가 기술적, 전문적 독해 능력을 상실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구성원은 기술적, 전문적인 설명을 리더에게 할 수가 없다.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배경지식이 없는 리더는 기술적, 전문적 일들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의 한계가 있다.

가령,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큰 항체를 발견했다'던지,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작은 블랙홀을 발견했다'는 게

얼마나 천체물리학에 큰 임팩트를 주는 발견인지 

일반인들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비기술적, 비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구성원일 수록 조직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간다.

이들이 하는 말과 업무를 리더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리더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이 되므로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는데,

잘 모르는 리더들은 이들이 더 유능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하곤 한다.

엔지니어치고 말까지 잘하는 사람은 매우 소수라는 점을 생각할 때, (특히 국내에서는 더욱)

오히려 이런 류의 착각은 사실과 완전 정반대의 판단을 가속한다. 

 

이렇게, 비기술적이고 비전문적인 사람들이 

리더로부터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성장하기 쉬워진다.

만약, 비기술적이며 감성적 리더가 조직 내 권력을 잡고 있다면 이런 현상은 더 악화된다.

리더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것 또한 구성원의 능력으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위 비능력자 혹은 무능력자들이

다시 윗선을 차지하게 되는 양성(?) 피드백 루프가 완성된다. 

 

이런 상황에서 소위 능력자 그룹에게는 2가지 선택이 있다.

첫번째, 어렵게 설명할 수 밖에 없는 고난이도 하이테크 업무를 포기하고 현실에 수긍한다. 

두번쨰, 어렵게 설명할 수 밖에 없는 고난이도 하이테크 업무를 인정받는 곳으로 옮긴다.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은 나조차 수차례 들은 말이다. 

이미 나는 저연차 직원일 때 이 점을 깨달았는데, (지금도 저연차이긴 한데..)

항상 이런 점들이 못내 아쉬워지곤 했다.

 

나는 그런 리더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조직에서, 그런 리더들을 갈아끼우는 세대를 만들 수 있을까? 

나는 Delta를 통해 시도해봤고,

이 점을 통찰해내고 심지어 실제 일구어낸

몇 명의 훌륭한 리더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이 생겼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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