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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ta Learning Lab Project

21. 갈등

by 랜턴K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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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TA의 새로운 진행방식을 결정함에 따라,

각자에게 프로젝트 아이디에이션을 할 것을 요청했고,

한편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나를 찾아와 디벨롭하자고 주문했다. 

 

마지막 면담 대상자가 구성원B였다. 

당시에 팀에서 가장 바쁜 게 나였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내가 상대방 일정에 맞춰주는 게 필요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금요일 오후에야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구성원 B가 여러모로 적응이 어려울 것이다란 생각은 

DELTA를 시작하면서부터 해오던 생각이었다. 

- 이공계가 아니었고 

- 코딩에 대한 부정적 경험이 있었으며 

- 타 업무와 교점이 적었고 

- 구성원을 압도할만한 강점이 드러날만한 기회가 없었으며  

- 무엇보다 이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나와 개인적인 트러블이 몇 차례 있었다. 

 

따라서, 이 활동 개시부터 간접적이고 티가 안나는 방향으로 

이 친구를 배려할 수 있게끔 DELTA 활동의 내외에서 

디테일을 고민해야했고, 또 실행해왔다. 

어떻게 보면, 처음 세션이 디자인-기획으로 이어지는 것 또한 배려 중 하나였고,

이외에도 디자인적 부분, 영상관련 부분 등

아이디에이션을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최대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수면 아래의 나의 개인적 노력들은 다른 구성원들에게 배타적이기까지 했으므로 

사실 내 입장에서는 활동의 취지와 나 자신의 가치관을 벗어나는 일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면담의 처음부터 

구성원 B가 자발적인 아이디에이션을 바로 포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나에게 굉장히 큰 좌절감이었다. 


어찌보면, 각자 리크루팅을 한다는 컨셉이

구성원B에게 사회관계적 압박이 될 거라는 걸 생각 못 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압박을 이겨내고, 본인만의 아이디어를 판매하고 마케팅하는 과정을 그저 보고 싶었다.

그렇다. 이 지점에서 나는 구성원 B가 알아서 성장하길 바라기만 했다. 

 

특정 구성원에게 배타적인 배려와 노력을 투입한 시점부터가 문제였을까 싶었다 

어디까지 비대칭 관리를 할 것인가, 

어느 선이 적정한 것이며 균형점인가, 이런 것들이 늘 고민거리였다.

이런 고민들은 거꾸로 다른 구성원에게는 긋지 않는 선을 긋는 경향도 만들었다. 

'여기까지 배려해주었기 때문에 더 배려하면 편애가 된다' 

확실히, 편애를 우려하는 관점에서 구성원B가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리크루팅 방식을 추진한다는 결론을 오히려 쉽게 낸 것도 있었다. 

'배려는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 이게 나의 신조 중 하나이지만, 

배려가 차라리 의무인 게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람 사이 일에, 모든 인과가 특정인에게만 귀속되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즉, 구성원B가 다른 구성원과의 사회적 관계가 약한 쪽이라면,

구성원B에게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지점을 구성원B가 스스로 깨닫고 돌파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당장에 나는 구성원B와 잦은 마찰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코멘트를 남겼을 때 긍정적으로 구성원B가 소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았다.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구성원B와 사회적 관계를 두텁게 하는 일이란 필수적인 일이 아니었다.  

한 명 정도를 제외하곤 대개 그랬다. 

따라서, 그들은 관계 개선 및 발전에 소극적이며 수동적으로 임했다. 

아무도 민감한 지점 혹은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지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구성원B를 비난하거나 지적하거나,

설명을 요구하거나, 돌려서 얘기하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한편으로, 그 지점이 항상 못내 안타까웠다. 

따라서, 관찰자인 나의 시선으로는 결국 구성원B가 변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으로 보였다. 

 

한편으로 구성원B는 나머지 구성원들을 사소하게 실망시키는 사례들이 있었다.

공유회나 중요한 미팅에 의도치 않게 빠지는 일들이 있었다.

배타적인 정보 제공에 있어서, 피드백 또는 참여가 없는 편이었다. 

구성원B가 DELTA에서 무언가를 안하거나 부족하게 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전향적으로 적극적으로 업무 포지션을 가져가거나 자발적으로 먼저 손을 드는 경우는

분명히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적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구성원B 입장에서는 이런 일련의 일들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다. 

배려해줘서 받은 것이고, 그 안에서 구성원B가 나름 열심히 한 것이 전혀 거짓은 아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나머지 구성원들 생각은 달랐던 것이,

가령 배려란 의무가 아닌 선택이고, 어찌보면 서비스와 가깝다.

서비스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 제공 시점부터 현상유지만으로 호전 되는것은 없으며

오직 '뭔가 아쉽다' 싶을 때마다 감정적 부채인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구성원들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어떤 감정적 부채를 잔뜩 쌓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면담을 진행하면서, 당시 기준으로 최근에 봤던 글이 떠올랐다. 

'가슴이 아프지 않으면 충고하지 말라'

나는 진심으로 가슴이 아팠다. 위에서 적었듯이 나는 항상 아쉬웠다. 

구성원B 스스로 그 입지를 잃어가는 게 보였다 

차라리 다른 친구들처럼 도움을 구하면,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말이라도 할텐데. 

그렇게 '너의 젊음이 아깝다' 라는 말을 했다. 

어쩌면 진심은 전해진다는 나의 매우 지나친 순수함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뻔히, 구성원들 사이에서 입지가 보였고, 

역으로 신입사원에게 입지가 역전당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 어쩌면 가능해보였다.  

이에, 회식자리에서 일부러 센 말을 뱉었는데, 

그 말이 또 다른 오해를 만든 듯 했다. 

 

이후 몇 차례 개인적으로 구성원B와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업무도 업무거니와, 나 스스로 많이 지치기도 했다.

차라리 짝사랑이 편하지.. 선배로서의 책무 뭐 이런 문제도 아니고

조직관리자로서 순수한 열정과 이상에 대한 집착, 구성원 한 명에 대한 배타적 배려.

그리고 그것들을 조율해 나가는 모든 고민과 과정들. 

이 친구가 아니라, 이 친구가 살아가는 세계관과의 마찰이 너무도 피곤했다. 

 

그 즈음, 뇌과학과 논리학에 대한 공부한 내용들이 비로소 연결되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이 내 머리에 새롭게 생겼다.

왜 계속 오해가 생기는지, 타인이 나를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나와 같은 공부를 했다는 혹자의 말처럼, 공부를 하고 나니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  

구성원B와 마지막 대화 중 어떤 특정 부분에서 벽을 만났음을 여실히 느껴버렸다 

그리고 내심적으로 포기해버렸고 '절교할라면 해라'라는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아니 어쩌면 기다렸다는 듯이 뱉어버렸다. 

이후, 몇가지 안좋은 이야기를 오히려 뒤에서 듣게 되었으며 

그리고 그 친구가 정말 내 말처럼 절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 친구도

다른 친구들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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