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2월, 처음 Delta를 시작할 때, 우리는 9명잉었다.
24년 7월 마지막 미팅에서, 우리는 6명으로 시작하여 5명으로 끝났다.
내가 초청한 시니어께서 마지막 말을 남기며, 공식적으로 Delta에서 하차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9명에서 우리는 5명이 되었다.
나는 원래 인간이 인간의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나의 가능성을, 내가 타인의 가능성을,
타인이 타인의 가능성을, 타인의 나의 가능성을
심지어 타인이 타인 스스로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결정하는 것조차 말이다
따라서, 지적이던 스킬이던, 어떤 지점에 오르는 것에 있어서
개인마다 어려울 수는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금와서 이런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한다면,
Delta 시즌1을 겪고 난 뒤, 여전히 많은 고민속에 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내가 나의 가능성을, 내가 타인의 가능성을
타인이 타인의 가능성을, 타인이 나의 가능성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장면들을 분명 겪었다.
어찌보면 이는 내 인생을 관통하는 가장 큰 명제 중에 하나이기에,
이제와서야 이를 부정하는 일은 진실로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Delta 시즌1을 돌아볼 때, 정말 불가능한 것은 2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타인이 타인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타인이 타인 스스로의 가능성을 여러 이유로 정의내리는 것이었다.
구성원 중 한 명이, 내가 원하는 걸 하려면 배후에 100명은 있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100명 중에 엄선되고 엄선된 사람 수 명만이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나는 링크드인에서 이런 방식으로 3년 이상 운영되는 유료 스터디 그룹을 본 적이 있다.
또한, Amazon이 대표적으로 이런 관점으로 HR에 접근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혹자의 말처럼 감히 '내가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로 내 과거 생각들을 정의할 수 있다면
나는 너무도 사람을 좋아한 게 틀림 없었다.
따라서, 7월 마지막 모임에 9명이 5명이 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24년 7월을 끝으로 시즌1을 공식 종료한지, 어언 2개월이 지났다.
우리는 7월 마지막 모임에, 9월 추석 이후로 다시 이 주제로 만난다는 약속을 하였다.
나는 그 2개월 간, 내 지난 30년을 정의하는 몇 가지 핵심 가치관이 크게 바뀌었으며
이것을 어떻게 다시 내 삶의 보폭에 맞출 것인지 걸음마를 떼고 있었다.
Delta에 있었던 일들을 글로 쭉 정리하였고, 돌이켜보았다.
그리고 잠시 리더십에 관련된 것들로부터 빠져나와 순수히 지적인 활동에만 집중했다.
최근에서야 '워킹 백워드' 그리고 인문학 서적을 뒤적였는데,
내가 맞딱드려야 했던 현실 문제와 괴리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책을 다시 덮기 일쑤였다
이런 감정 상태였으므로, 약속을 하였다 한들
내가 먼저 다시 시작하자고 말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첫번째 이유는, 나의 감정적 준비상태가 미진하다는 것이었고,
두번째 이유는, 나의 부재야말로 이 활동의 어떤 부분을 완성시킬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다크나이트 트릴로지에서, 고담시의 평화와 정의란 배트맨이 없어짐으로써 완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9월 말 모임에서, 우리는 다시 시작할 것인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했다.
23년 겨울에 시작할 때와 달리,
이제 각자 본인의 맡은 바가 명확해진 터였고,
이는 각자 회사에서 처한 상황이 한층 무거워졌음을 의미했다.
더불어 우리는 이미 시즌1에서 실패를 경험했음로,
정말 우리는 전보다 훨씬 안좋은 조건에서 시작을 감내할 '단호한 결의' 같은 게 필요했다.
몇 가지 변명들이 오갔고, 핵심을 빗겨가는 의견들이 오갔다.
단순히 내가 깐깐한 편이라 불만족스럽다기 보다는,
사실 리더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해본 게 나 뿐이였으므로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과 생각이랄게 얕을 수 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내가 리더가 아닌 입장이라고 할지라도
같은 엔딩을 2번 반복할 수는 없었다.
2개월 간, 어떻게 시작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다들 없었다는 데
나는 일갈과 같은 지적을 반드시 해야했다.
각자 어떤 생각들이 시즌2에 필요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우리는 이전에 세션3가 끝났을 때, 글을 적었던 것처럼
글 또는 ppt로 각자의 의견을 개인적으로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모두가 그 의견들을 적었을 때, 모여서 또 다시 이야기했다.
AI가 텍스트들 일부를 요약해주었고, 요약된 텍스트 위주로 정리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하는 건 딱히 맘에 들지 않았지만,
시즌2에서 나의 참불 여부 역시 아직 미정으로 남겨두고 있는 터라
이부분은 태클을 걸지는 않았다.
회의는 구성원H 주도로 진행되었다.
시즌1 종료하기 앞서,
H는 나의 역할을 어느정도 대신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었다
그렇게 말한 건 H가 유일했으므로, 내가 뒤로 물러섰을 때,
H만이 앞으로 나선 건 전혀 이상한 그림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회의는 흘러간다. 방향도 정해진다.
경험이 있던 나는, 어차피 H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걸 알았다.
말과 의견은 가볍고, 실행하고자 하는 책임만이 무겁다.
따라서, 나머지 구성원들의 의견은 소리에 불과하여 공기 중에 떠다니는 데 그칠 것이고
H의 말은 무게 있게 어떤 자리에 가라앉을 터였다.
그리고 나의 예상대로, 당장은 H가 하자는 대로 합의가 된 것처럼, 오늘 회의가 끝났다
다음 회의 때는,
Delta를 진행하는 리더그룹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토의를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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