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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획이야기

랜턴의 서비스 기획 야이기 4

by 랜턴K 2024.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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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 처음이었던 나의 생각들

 

나는 기획에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보다

'왜 이런 접근을', '어떻게 할 지' 등의 결론에 이르는 과정과 체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마케팅이던, 기획이던, 조직관리던, 어떤 것을 공부해봐도 

점점 더 강화될 뿐이지, 내 생각이 틀렸다라는 결론은 잘 나지 않는 것 같다. 

방법을 보강하고 강화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바뀌며, 다음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하지만 결론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 할 때마다 백본을 무너뜨리고 다시 재설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까 사고의 과정만이 언제나 유효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나의 생각이 한국 조직의 리더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에는 딱히 능률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지금은 리더를 봐가면서, 커뮤니케이션의 레벨을 정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동시에, 나는 기회가 왔을 때 그렇지 않은 리더가 되야겠단 마음과 준비를 하는 중이고. 


첫 기획 초안에 대한 보고 

 

다시 과거로 돌아와서, 내가 뭔가를 기획하여, 팀장 이상의 리더에게 보고하는 일은

당시에 직장생활 1년을 막 넘은 나에게 익숙치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 때에도 위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상상할 수 있는 그대로 당시 나는 내 사고의 과정을 열정적으로 리더에게 설명하고 싶어했다. 

20장짜리 브레인 스토밍 과정이 보고서의 완성본이라고 생각치는 않았고,

결국 정리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지금껏 정리한 사고와 취지만큼 더 많은 의미 있는 대화와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혼나거나 이게 뭐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듣진 않았다. 

당시 나의 리더들은 조직의 수준이나, 내가 속한 조직의 역할에 비하면

굉장히 깨어있는 분들이었기에 어찌보면 다행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만약 내가 속한 조직이 좀 더 경직되고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인 조직이었다면,

'나보고 뭘 어떻게 보라는 거냐'는 식의 핀잔이 잔뜩 쏟아졌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한 비기술조직 내의 문제들 ...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기대만큼의 피드백과 대화를 가진 건 아니었다. 

분명히 무언가 설득과 이해가 덜 된, 모래알을 씹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아마 20장 분량을 2장 내외의 보고서로 정리해서 재보고할 때 즈음에는 

했던 이야기를 분명히 다시 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 날, 나는 실망감을 느끼는 동시에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공감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같은 시야를 공유할 수 있느냐에 기인함을 알게 된 것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지만, 기획 단계에서 충분히 사용자 페르소나 분석이나

비즈니스 분석, 그리고 오퍼레이션 전략에 대한 대화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내가 찾아서 하는 이런 액티비티들이,

'안 가르쳐줘도 어떻게 알아서 찾아서 했네!' 식의 놀라운 반응보다

'안해도 되는 일에 힘을 많이 쓰는 거 아닌가?'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됬다.

 

그 날, 나는 운이 좋게 좋은 리더들 밑에 있었기에

이 취약성이 약점으로 변환되지 않았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당시 리더들 중 일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냥 신입이 하는 일이라 인내할 뿐이었다.)

따라서, 기획에 공을 들이는 모든 사전적 활동이 건설적인 활동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이런 취약성을 먼저 타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나 혼자 알고 스터디하는 것이 아니라,

나 이외의 모두에 가까운 팀원들이 이런 기획 활동의 존재를 알고, 그것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조직의 모든 기획 활동의 질은 단연 후퇴할 것이며 

언젠가 반드시 건설적 활동이 무용한 활동으로써 평가받고

나의 모든 업무들이 오명을 뒤집어 쓸 터였다. 

 

이게 22년 3-4월의 일이었다.

그리고 이 때의 경험이, 23년 12월 Delta 프로젝트를(사내 학습 조직) 하기로 마음먹은

첫번째 계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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