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의 아마 경제학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개념이 아닐까 싶다.
애덤 스미스의 저서 국부론에서 시장 경제 체제를 설명할 때 사용되는 표현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 등이 알아서 조율된다는 개념이다.
의무교육 기간에도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되는 이 개념을
저자는 좀 더 의미적으로 분석,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점이 재밌었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경제학의 이론과,
경영학에서 상품의 가격설정하는 실무의 괴리를 짚는다.
시장에서 자연 도태되어 살아남은 가격의 합리성과
이지적인 분석을 통해 설정된 가격 중 어떤 것이 더 적합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저자는 당연히 전자가 훨씬 유용한 방법이라고 단락지으며,
불필요하게 최적안 도출에 공수를 쏟는 경영학의 방식에 일침을 가한다.
동시에, 저자는 휴리스틱의 방식으로 의사결정하는 경우의 유리함을 설명한다.
이지적 계산과 분석이 아닌,
제한된 정보로 즉흥적이며 직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 말이다.
가령, 도널드 노먼의 저서에서 언급되었던, 잔디밭의 샛길 이야기가
이 책에서도 비슷하게 예시로써 언급된다.
이야기는 이렇다.
대개 사람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다닐 수 있게,
각종 분석 방법을 통해 보도를 설계한다.
하지만, 이런 이지적 분석이 무용하리만큼
사람들은 정해진 길이 아닌, 잔디밭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지름길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분석에 굳이 시간과 돈을 쓸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잔디밭의 경로를 도로로 만들면 되는 게 아닐까가
도널드 노먼과 저자의 일치된 생각인 것이다.
휴리스틱 방식이 아닌 판단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
잔디밭의 길과 같은 일이,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자주 일어날까?
탈레브는 그의 저서 안티프래질에서
소비에트 하버드 환상이라는 단어로 이런 현상을 지적한다.
인과관계의 명석한 파악을 전제로 하여, 과학적인 방식이라며
탑다운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 그리고 이를 맹신함을 비판하면서 말이다.
또한, 이런 잘못된 믿음이, 의사결정을 취약하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비난한다.
오늘날 KPI제도가 비판을 받는 이유도, 이와 비슷한다.
정해진 목표를 100%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은 인과관계가 입증된 과거의 안정된 방법만을 추종한다.
조직은 이 과정에서 안정수를 선호하게 되며
따라서 변화를 꿰하기보다 정체된다.
즉, 밖에서는 강건해보이나, 실제로는 프래질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조직은 조직원의 성과 또는 비즈니스 경과에 대한 판단을 논리적으로 하기보다,
휴리스틱에 의거해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리더로써 보이지 않는 손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델타를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절반 정도 의도하는 대로 흘러가는 가 하면
나머지는 절대 의도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나는 조기에 빠르게 모든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아들이기로 했다.
특히 내가 통제하고자 하는 것이
사람의 내심적 의사에 의거한 HR 매니지먼트라면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말이다.
조직 관리, 사람 관리야말로 휴리스틱에 의거하여 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그것이 가능한 이유의 첫째는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 크다.
만약 관리자로써 너무 다원한 관계를 파악해야 했다면,
의도와 우연의 비율의 붕괴로, DELTA를 끌어나가는 데 한계가 있었을 지 모른다.
한편으로 조직/사람 관리에서 휴리스틱한 기법에 의존할 수 있는 전제는
우연의 상황에 내가 대응이 가능한 리더여야 함이다.
만약 준비가 안되있다면, 우연한 상황은 그대로 위기 상황으로 변모한다.
따라서, 리더로써 이런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으로 다양한 조직관리 방법론과 지속적인 관계 자산 형성이 필수적이겠다.
그런,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23년부터 꾸준히 리더십이나 조직관리 책 등을 읽고 있다.
한편, 휴리스틱 방식을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시키는 것은 굉장한 난제다.
잔디밭의 사례를 생각할 때, 이 때 필요한 것은 애자일 방법이다.
유저의 피드백을 재빠르게 반영하여, 수정-전개에 이르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를 기획할 때 다른 방법으로는, 일부 영역 또는 프로세스를
실제 유저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옵션을 통해 자유도를 높게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는 각각 더 편한 방법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며,
관리자는 사용자의 주요 사용 방법을 파악하여,
특정 영역 또는 프로세스를 강화할 수 있다.
서비스의 피드백 루프를 가속화하고, 지속적인 관찰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프로덕트는 IT를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전체 재편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향으로는, IT 프로덕트 인지 아닌지가 중요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중요한 건, 종료 / 마감이라는 개념이 없는 무한한 사람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하드웨어 같은 경우 피봇이 어렵다는 이유를 많이 대곤 했는데,
테슬라는 AGV를 적극 적용하여 그조차도 핑계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DELTA를 진행할 때, 어떤 스케줄을 가지고 진행할지 당초 구상한게 있었다.
처음에는 A방식으로, 좀 더 디벨롭되면 B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막상 진행해보니, 마음만큼 따라오지 않는 것도
반대로 기대보다 뛰어난 것도 있어서 최근에 방식의 변경에 대한 언급을 했었다.
마침, 몇 명의 피드백에서 비슷한 내용도 나왔었는데,
이런 생각을 뒤에서 해주는 조직원들이 있다는 게 고맙고 대견했다.
내가 가진 자원을 가지고 그들에 맞게 어떻게 피봇할 것인지
항상 고민하는 리더가 되야 겠다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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