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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장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29. 자연도태

by 랜턴K 2024.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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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과 디지몬 등 진화를 모티브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흥행했던 때라 
내 세대에게 찰스다윈의 진화론이란 굉장히 익숙한 개념이다. 
'어린이 동아' 같은 초등학생용 잡지나 신문에도
어린이용 토론 주제로 '진화론 VS 창조론'이 많이 언급되기도 하였고 말이다. 
특히 나는 진화론에 관해서는 기억남는 기억이 많은 편인데,
가령 학창시절 소위 '신실한 기독교 신자'인 친구와 진화론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가 감정싸움까지 간 적이 여럿 있었다.
또, 그런 설전을 명명백백하게 이겨보겠다고, 
도서관에서 원본을 번역한 600여쪽 진화론 책을 읽겠다고 덤빈적도 있었고 말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라서, 40여 쪽 읽고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여전히 진화에 대해서 왜곡된 시각을 갖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특히 나의 세대는 포켓몬과 디지몬이 왜곡한 
'진화 = 더 세지고 멋있어지고 고등해짐'이란 이미지가 강한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진화란 과정보다 결과에 가까운 것으로 
원종이 도태되고 어쩌다 유전학적으로 생긴 변종이 살아남으면서 나타난다.  

저자 또한 진화론의 돌연변이와 자연도태의 관점에 집중한다. 
이 개념을 조직의 진화 또는 변화에 빗대어 보는 것이다. 
조직의 문화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미 갖고 있는 조직의 룰을 겸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찮은 계기를 통해서 기존의 룰을 도태시키고, 
새로운 룰을 생존시키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우연찮은 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 인데
자연계에서는 우연찮은 계기란, 유전학적 확률과 돌연변이로써 나타난다. 
조직에서는, 외부요인 혹은 외부인사일 것이다. 
실제로, 사회통계학적 조사에 따르면 조직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사람은 
입사 3년 미만의 신입 또는 전입직원이라고 한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거꾸로 되짚어보면,
변화와 혁신을 원하며 그 확률을 높이고자 하는 조직이 취해야할 전략은 아래와 같다. 
기존 임직원의 영향력을 계속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도태 또는 해고하고,
새로운 임직원을 꾸준히 수혈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한국기업들도 조직문화에 관심을 좀 더 가지는 편으로 보이는데,
기존의 것을 고수하면서 변화하려는 습성이 여전히 큰 것 같다. 
이는 한국 사회의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 노동계의 정치적 압력, 
한정적인 인력 시장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 
하지만 위의 것들은 안타깝게도 기업의 혁신을 방해하는 모래주머니다. 
노동을 유지함을 전제로, 혁신은 커녕 노동환경조차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인간은 잘 모르는 변화보다 경험적으로 검증된 선택을 선호한다. 
둘째, 인간은 예측 불가능한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새로운 행동을 회피한다. 
셋째, 상기의 인간의 특성이, 다수의 정치적인 행동으로 옮겨지면 
관리자 역시 스트레스를 회피하기 위해 보수적 선택을 선호하게 된다. 
 
위의 모든 내용들을 전부 상기해 볼 때, 
벌써 몇 십년 전의 한국에서, 
'마누라랑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말을 남긴 
이건희의 혜안은 정말 다른 레벨인 것 같다.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보자. 
돌연변이를 포용하고 살아남게 하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된다면,
조직 관점에서 어떻게 돌연변이를 포용할 수 있을까? 
다른 의견에 대한 비판적 입장보다, 수용적인 입장을 겸비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책에서는 개미 실험이 그 사례로 나온다.
정상적으로 페로몬을 내뿜는 개미 집단과, 돌연변이 개미가 섞인 개미집단이 있을 때, 
어떤 집단이 먹이를 잘 운반하는 지에 관한 실험이다. 
처음에는 전자의 집단이 먹이를 훨씬 효율적으로 운반한다.
왜냐하면, 전자의 집단은 페로몬을 따라 한 번 정해진 길로 일서분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변화가 없다.

후자의 집단은 처음에 대혼란을 겪는다. 
왜냐면 돌연변이 개미들이, 경로를 이탈하면서 다른 길을 자꾸 만들기 때문인데, 
후자 집단 개미들은 어디로 가야될 지 혼동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돌연변이 개미들이 
정해진 루트보다 더 최적의 루트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하며
장기적으로 후자의 집단이 더 많은 먹이를 운반하는 데 성공한다. 

인간의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POC라던지 BMT라던지,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실패라고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고 그것이 실제 오퍼레이션까지 이어지게 '거대한 실패'를 과감히 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보수적인 조직에서 하듯이 돌연변이 개미를 죽이거나 내쫓았다면,
후자의 집단은 돌연변이 메리트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초반의 거대한 실패를 개미 집단이 끝까지 포용했기 때문에 대승이 가능했음이다. 
실제 비즈니스에서도, 사업에 대한 믿음을 갖고 꾸준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이뤄내는 사례들이 여럿있다. .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돌연변이를 수용하는 전략은  
조직의 반취약성을 양성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컨데, 전자의 개미 그룹은 외부요인에 의해서 
페로몬 길이 끊기면 먹이를 수급하지 못한다.  
하지만, 후자 개미 그룹은 돌연변이가 만든 길을 통해서
상황을 유연하게 극복해 낼 수 있다. 


나는 리더로써 자연도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Delta는 돌연변이다. 일부러 시작을 그렇게 만들었다. 
바꾸고자 한다면, 기존의 룰을 따르는 데 익숙해지고 
이미 관성이 몸에 밴 사람들이 속할 수는 없었다.
저연차 매니저급만 처음에 모은 여러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다. 
안타깝게도 고연차는 무언가 어렵게 바꾸는 일보다는
기존의 방식을 따라서 하면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완벽한 의견 합치를 하지 못하고
반강제로 조직원들을 모은데서부터, 균열이 조금 보인다.
가령, 'Delta 안으로 기존 직원들을 끌어들이는 일'이 그것이다. 
만약 Delta를 통한 조직의 변화가 
라이엇게임즈 같은 riot에 가깝다면, 이는 해서 안될 일이다.
만약 Delta가 결국 조직에 흡수되기를 바란다면,
당연히 그렇게 되야 할 일이다. 
현재 내가 모은 Delta 조직원들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가능하다고 믿는지가 문제다. 

여태까지, 우리와 다른 돌연변이에 대해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꽤나 어려운 미션이다. 
이에 나는 다시 조건을 아래처럼 재정의하고자 한다. 
 - 다름을 존중하는 것

나는 리더로써, 어떻게 다름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는 동시에,
틀림을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가가 여전히 고민스러웠다. 
그리고, 최근 인간 감정에 대한 뇌과학 이야기를 듣고 깨달은 바가 있다. 
해답은, 조직원 중 가장 지적 커버리지가 넓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존중은 긍정적 감정에서 나오고, 
긍정적 감정은 예측 가능에서 비롯된다.
예측 가능하다는 무의식적인 판단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개념으로부터 내릴 수 있다. 
따라서, 내가 많이 아는 만큼, 
타자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고,
관성적 생각에서 벗어나 '아 맞다, 이런 개념이 있었지'라고 환기의 경험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나의 조직원들은 어떻게 '다른' 조직원을 존중할 수 있는가? 
인간은 남들과 달라지기 위해서 차별적 소비를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이 말은 반대로, 남들의 차별적 소비를 시기함을 의미한다.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조직의 돌연변이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따라서,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은 조직원들을 모두 서로 다르게 구성하고
같은 입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어려운 다른 방법으로는 구성원 각자를 각기 다른 영역에서
초개인의 역량을 가진 사람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다름'을 '우수함'의 개념으로 치환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오래된 팀이어도 지속적인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같이 한 팀에서는 새로운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전문가 집단에서 조차 학계의 주류에서 벗어난 아이디어는 낼 수 없다. 
그것이 자기 스스로 르상티망을 훼손해야 되기 때문이며, 
이미 관성적인 학습이 되어있기 때문이고, 사회적인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초개인으로 이뤄진 집단은
무의식적, 사회적 리스크를 지지 않아도 되므로
지속해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다. 
애플의 전성기 시절의 인사들을 보면 그렇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도널드 노먼, 스콧 포스톨, 조너선 아이브, 팀 쿡. 
각기 맡은 분야에서는 최상위의 능력자들이며,
동시에 다른 분야에도 의견을 생성할 수 있는 초개인들로 이뤄진 이 집단은
지난 몇 십년간 엄청난 혁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나의 리더로써의 방향은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후자다. 
전자의 방법 대비 후자의 압도적 장점은, 
조직 내 게마인샤프트의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가 없는 상호 헌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반영구기관에 가까운 지속적인 혁신 그리고 상호 성장의 연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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