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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장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38. 무지의 지

by 랜턴K 202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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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델포이 신탁으로부터 자신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를 반증하고자 당대의 현인들과 대화를 거듭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이들의 무지를 폭로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모르는 것을 모름으로써, 아는 척 행동하는 현인들이 크게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깨달음을 빌려 앎의 단계를 네 가지로 나눈다:
1. 무엇을 모르는 지를 모름 
2. 무엇을 모르는 지 앎
3. 무엇을 아는 지 앎
4. 무엇을 아는 지 모름
무엇을 아는 지를 모른다는 것이 무엇일까?  
완전히 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체득화되어,
글과 말로 설명이 어려운 것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선수 시절 이름을 날렸던 선수들이 좋은 감독이나 코치가 되지 못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내 전공의 교수님들은 학부 강의 실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학생도 당연히 안다고 생각하여 
상당 부분 생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앎의 4번째 단계를 상기하며 
저자는 모르는 영역에 대해 질문할 때 함부로 '이거죠?' 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왜냐하면 통달한 사람들은 자신의 지식을 자각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그렇다'라고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다'라는 답변을 들은 질문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앎을 쉽게 멈추고 마는 것이다. 
사실은 더 넓은 범위의 알아야 할 지식이 있을지도 모르는 데 말이다. 




모르는 것을 모르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적어도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한다. 
모르는 상태로 의사결정을 추진해서, 뒤로 물리거나 실패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최근의 이런 안타까운 예시를 꼽자면, 삼성전자의 HBM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5년 세계 최초로 HBM을 상용화시켰지만,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당 팀을 폐기한다. 
이 기술의 가능성을 삼성 임원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 팀은 폐기 이후, 하이닉스로 이직하게 되는데,  
마침 오늘날 AI 학습을 보좌할 메모리 기술로 HBM은 핫한 제품이 되었다. 
하이닉스는 빅테크 기업에 납품을 줄기차게 하며 신고가를 갱신한 반면, 
삼성전자는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된 HBM을 1년 째 다시 개발 중이다.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일부는 세상 어떤 조직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단정짓곤 한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 태도다. 
이렇게, 현재 본인이 겪는 현실과 부조리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격하시킨다. 
세상 모든 조직의 문화를 모른다는 것은 알고 인정하는 것.
여기서부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만약, 다수가 모름을 아는 척하는 조직이 있다면,
그 조직의 조직문화는 필연적으로 고착화가 될 것이다. 

문화적 측면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술적인 구현이 된다 또는 안된다는 타인의 주장을 
그 근거와 이론을 모르는 채로 그대로 답습하면
모름이 그대로 응징하기 마련이다. 
LFP에 대한 국내 배터리 업체 및 전기차 업체의 지난 몇 년간 대응이 예시가 될 수 있다. 
그들은 LFP와 NCM 배터리의 이론 용량의 한계치만을 
더 우수한 것은 NCM 배터리로 결론을 내린채 몇 년간 R&D를 해왔다.
그들은 그들이 모르는 것을 몰랐다. 
LFP의 이론 용량이란 순수히 LFP 배터리의 기본적인 구조만을 따질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도핑제와 전해질 등 변인요소가 성능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릴 수 있음을. 
LFP 배터리는 오늘날 NCM 배터리의 80% 이상의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국내 배터리 회사들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 배터리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양극재 전략 실패는 특히 ESS에서 두드러진다. 
오늘날 ESS는 LFP 배터리가 표준처럼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LFP는 발열이 적고, 고열 등 가혹 조건을 잘 견디기 때문이며,
따라서 ESS 내 냉각장치를 최소화하여, 같은 공간에 훨씬 많은 배터리를 집적시키고 
단위 공간당 용량을 NMC 보다 훨씬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기업들은 그들의 배터리가 어떤조건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몰랐던 것이다. 

타조직에 대한 관심이나 조직 간의 전문적 영역에서도 이는 극심해진다. 
흔히 전문적인 조직의 판단을 수동적으로 수긍하고 수용한다. 
그렇게 나의 모름을 모르는 영역에 남겨두곤 한다. 
당연히 비즈니스의 실패가 일어난다. 


나는 리더로서 어떻게 무지의 지를 적용할 것인가?

그것을 막기 위해 계속 학습하는 태도, 
배움에 있어서 겸손한 자세, 
다방면에 걸쳐 넓은 스펙트럼의 시야가 필요하다.
나는 운이 좋게, 프로젝트를 통해서, 
지식에 비례하여 업무 역량이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학습과 역량이 성장하며, 실제 업무가 위대해지는 경험을 전파시키고 싶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 큰 비즈니스, 더 큰 영향력있는 프로덕트를 위해서는 

혼자로는 안되고,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와 행동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학습과 성장에 대한 신뢰를 조직에게 환원, 확대시키고 
더 강한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드는 것.
그것이 DELTA의 취지 중 하나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지식을 습득하려고 노력하되 늘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모름을 안다고 착각하는 일은, DELTA에서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기획력을 잃지 않으려면, 조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지식 자체를 습득하는 일이 아닐 때는, 
일부러 의견을 내게끔 하면서 생각하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만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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