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 베이컨은 우상이라는 개념을 인간이 진정한 사고를 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정의한다.
이 때 인간이 가지는 오해와 편견인 우상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는 아래와 같다.
종족의 우상 -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에서 비롯되는 자연적인 편견
동굴의 우상 - 개인의 경험에서 오는 주관적인 편견
시장의 우상 - 소문이나 거짓말, 전해들은 말로 인해 발생하는 편견
극장의 우상 - 잘못된 학설이나 법칙이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아 생기는 편견
종족의 우상이란, 인간 자체의 물리적, 정신적, 사회적 한계에 의한 편견을 갖는 것을 말한다.
가령, 인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일부 왜곡해서 인지한다.
이런 물리적인 법칙에 의한 왜곡을 그대로 사고에 반영하는 것이 예시가 될 수 있다.
인간중심적 사고와 확증편향 등 인간 개인의 정신적 한계에 의한
국소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판단도 하나의 예시다.
동굴의 우상은, 개인의 동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데 비유한 표현이다.
개인이 쌓아올린 학문, 문화, 경험 등
오로지 개인만 갖고 있는 국한된 스콥안에서 판단하는 것을 뜻한다.
나머지 우상의 예시는 가히 한 줄로도 이해할 법한 것 같다. '
위의 몇 가지 예시처럼
인간은 일종의 편견에 사로잡히는가 하면,
귀가 얇아 타인의 의견에 쉽게 동조되기도 한다.
타인에 대한 기호를 은연 중에, 논리적 사고에도 반영한다.
베이컨은 이러한 우상을 배제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일부 전통적인 조직에서는 '동굴의 우상'이 강하게 작용하는 듯 보인다.
조직은 자신들이 경험해보고 성공했던 방법만을 믿는 경향이 있다.
실패한 경험 역시 조직의 시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레거시가 깊은 조직일 수록,
성공 경험은 공식화 되고 실패 경험은 누적되어
과거의 성공 공식을 맹신하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는 다르게 해석하면, 변화와 혁신을 꾀할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볼 수 있다.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는 코닥에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때가 무르익지 않은 탓에, 비즈니스에 당연히 실패하였다.
반대로 필름 카메라는 승승장구했고, 코닥은 필름 카메라의 고착화된 성공공식에 빠졌다.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을 휩쓸 수 있는 시기에,
코닥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스마트폰도 모토로라에서 처음 개발 되었다.
인터넷을 핸드폰을 통해 제공한다는 개념은 당시에도 획기적이었으나,
모토로라는 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도모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2G 핸드폰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아이폰이 나왔다.
델타 항공은 기내 서비스 품질로 미국 내 최고의 찬사를 받는 항공사였다.
먼 역사이지만, 미국 항공사 중 최대 매출을 당연하다는 듯이 올리곤 했다.
이런 레퓨테이션은 시대를 불문하고 경쟁사가 침범할 수 없는 가장 큰 무기가 된다.
하지만 전자식 발권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할 때도, 델타항공은 이 가장 큰 무기만을 믿었다.
경쟁사들은 발빠르게 신규 시스템을 도입했고, 소비자들은 이러한 신규 시스템의 편리함을 이해했다.
델타 항공이 뒤늦게 무언가 잘못됬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고 외부 요인까지 겹쳐서 산업이 얼어붙자 파산 신청을 해야 했다.
또한,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무지로 인해 무지를 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직 내부에서 무지의 무지에 빠지면, 외부의 전략을 아웃소싱하거나 트렌드에 쉽게 휘말린다.
특히 기술 트렌드 만큼 자극적이며 중독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조직들이 시장의 우상에 빠지도록, 왁자지껄하게 분위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최근 IT 인력시장에 넘쳐나는 웹 개발자들이 이런 시장의 우상에 빠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메타버스, XR, 웹 3.0 등 다양한 자극적인 키워드와 정부의 폭 넓은 국비지원과 맞물렸다.
시장에서 잘 될거라는 말에 다수의 구직자들이 웹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023년에 AI가 출몰했으며, 양산형 개발자들에 대한 니즈는 곤두박질 쳤다.
이런 비슷한 현상은 조직의 관련 프로젝트 변화에서도 찾아 보기 쉽다.
나는 리더로서 어떻게 우상을 적용할 것인가?
Delta는 조직원들이 특정 우상에 사로잡히는 것을 벗어나게 할 수 있다.
개인은 필연적인 종족의 우상에 따른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직원 서로가 감시자가 되고, 어떤 경우에는 악마의 대변인이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다양한 퍼스펙티브의 조직원들이,
각자의 우상을 카운터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한편,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교차되는 모든 의견에 대해
경청하는 집중하는 문화의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시에, Delta 내에서는 솔직하게 의견을 교류하는 태도가 견지될 수 있도록
안전 지대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많은 리더십 책에서, 조직원의 솔직함을 관리하고 경청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유교 사회인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 솔직함이 가지는 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는 말처럼,
나 먼저 솔직하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조직원이 다소 강한 표현을 하더라도 솔직한 의견과 표현에 경청하며 호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히려, 그 지점에 대해 감사와 더 많은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Delta의 활동은 조직에게 어떤 가치를 환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앞에서 언급되었던, 비즈니스 실수들이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비즈니스에서 일어나지 않게끔
각자의 역량을 준비하고 시야를 넓히는 활동이라고 본다.
적어도 무지의 무지에 의해, 시장의 우상이나 극장의 우상에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며 안티프래질한 비즈니스 플랜 토대 위에서
지속적인 비즈니스를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리더십&성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42. 변증법 (0) | 2024.06.22 |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41.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0) | 2024.06.22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39. 이데아 (0) | 2024.06.17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38. 무지의 지 (1) | 2024.06.16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37. 공정한 세상 가설 (1) | 2024.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