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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ta Learning Lab Project

13. 세션3 : 프로젝트

by 랜턴K 2024.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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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1,2가 끝났을 때 어느새 3월 중순이 되었다.

막상 세션을 진행할 때는 내가 예전에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싶어서, 지난 2년여간 준비했던 게 금방 동나겠다

큰일난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한편으로, 이 정도 타이밍에 빠르게 앞의 두 세션을 종료할 수 있었던 것이

굉장히 다행스럽기도 했다. 

 

왜냐하면 세션3로 넘어가기에 썩 괜찮은 타이밍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구실이 좋았다. 

당시 학습조직내에 곧 출산휴가를 앞둔 조직원이 있었고, 

5월부터 출산휴가였으므로, 한 달 반 정도의 넉넉한 시간이 있었다. 

이런 구성원에게 공동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명분이란,

이 활동의 공동체적 성격을 매우 자연스럽게 강화시킬 수 있었다. 

 

초반에 빠르게 이 활동의 아이덴티티를 정립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이 활동이 성장기를 지나 만성적인 레벨에 도달한다면 

톱다운 방식의 세션 진행이 목적이 아닌, 

자발적인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세션이 진행되기를 바랬다.

하지만 앞선 두 세션은 이런 방식과 대치되는 측면이 적지 않게 있었다.

목표와 현실이 다르다는 걸 정면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나를 제외한 모두가 미준비 상태였기에 이런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피하였다. 

 

이런 식의 흐름을 환기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걸 막고,

본래의 취지인 상호 교류의 장, 그리고 업스트림 형성을 심어야 했다, 

그러자면, 동기부여가 필요했고,

그런 동기부여 중 하나로 상호 더 많은 사회적 부채를 쌓는 것이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여겼다. 

따라서, 실제 액티비티 혹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생각을 했는데,

마침 강제적으로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프리세션 시간 중 잠시 셀프스터디나 프리세션 시간을 축약하고, 

5월 출산휴가 전까지 세션3를 끝내기 위해서 

세션3 진입과 진행에 집중하자는 제안을 했고 모든 구성원들이 동의를 했다. 

그렇게 3월 둘째주,

우리는 세션3에 과연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지 각자 이야기를 갖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들고 온 주제 중에 겹치는 것도 있었고,

완전히 생각치도 않은 도전적인 주제도 있었다.  

주제 중에 일부 겹친다고 해서, 모든 세부 내용까지 겹치는 것은 아니었다.

정말로 공정하게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

무제한 중복투표, 공개 투표를 통해서, 두 개의 주제를 선정했다

- 내부적인 수합 목적의 플랫폼 기획

- 디지털 트윈을 통한 버추얼 차량 진단 플랫폼 

이렇게, 두 개의 다른 프로젝트에 지원자를 받았다. 

다행히도 4대4, 일부러 동일하게 나누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나눠져서 다행이었다. 

 

가장 중요한 게 나의 포지션이었다.

이 활동의 시작을 내가 주도하여 포문을 열었고,

3개월 이상의 시간 동안 세션 1,2를 통해 앞에서 리더이자 스승의 역할을 했다

만약 이 상태에서 내가 팀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특정 프로젝트에서 내가 너무 지배적인 포지션이 자연스럽게 될 것 같았다.

내가 자체적으로 한 발 빼면, 열심히 안할 것으로 보여질 것 같았고

내가 본래 하던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나의 대한 기대치로 

내가 훨씬 나서는 모양새가 쉽게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따라서, 나는 어떤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지 않아야겠다가 나의 결론이었다.

누구와 토의한 것은 아니었다.

세션 2를 진행하면서 계속 생각했었고, 

세션 3가 프로젝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지면서, 이니시할 타이밍을 쟀을 때 즈음

이미 머릿속에서 결론을 내린 상황이었다. 

물론, 나도 실습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에, 이런 나의 생각을 바로 말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과연 '프로젝트 참여 시, 내 위주로 될 것인가'라는 생각을

좀 더 확률이 높게 검증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만약 아닐 것이다라는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면, 참여한다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2개를 선정하는 과정까지 지켜본 후 결심을 굳히기로 했다.

은근히, 내가 지원하는 프로젝트에 함께 포함되기를 원하는 다수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조에도 속하지 않은 관찰자 포지션을 자처했다.

한조씩 찾아가서 병목지점을 해소하는 그림을 처음부터 목표했다. 

이는 마치 사회 실험을 하는 사회학자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역시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조까지 나눈 후, 그 차주부터 본격적으로 세션3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별 액티비티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어떤 조는 두서 없이 어떤 항목이 된다 안된다는 식의 두서없는 토의를 진행했다.

흔히 현업에서 보는 토의 방식이었다.  

반대로 어떤 조는, 누군가 한 명이 '이런 방향으로 진행하자'라고 선언하자,

너무도 쉽게 전체가 동의하고 무작정 디벨롭이 진행되었다. 

이 또한 현업 토의에서 수퍼맨 혼자서 마차를 끄는, 자주 목격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앞서 두 개의 세션을 통해 배운,

기획 방법, 커뮤니케이션 등은 다 사라져버렸다. 

계획을 세우고, 자원을 파악하고, 순차적으로 기획을 하여 구체화시켜 나가는 

모든 절차가 실종된 지극히 평범한 모습이었다. 

세션2가 세션1 대비 준비가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지만, 

구성원들에게 남긴 게 이 정도로 허술할 정도로

미흡하게 진행됬었나 싶은 자기 반성이 들었다. 

 

우선 전자의 조를 방문했다. 

어떤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중구난방식 토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첫째로, '미래에는 가능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컨셉'으로 진행하자고 전제를 구체화시켰다. 

그러자 가능과 불가능에 대한 무쓸모한 이야기가 사라졌다. 

둘째로, '버추얼 차량 진단'이라는 주제가 과도하게 넓다는 지적을 했다. 

대문페이지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모든 기능을 포함하여 UIUX를 꾸미되, 

세부적으로 들어갈 때는, 특정 기능에만 집중하는 게 낫다고 인식시켰다. 

즉, 기획 단계의 자원파악을 할 수 있게 짚어준 것이다. 

셋째로, 기획 세션에 배웠던 내용을 리와인드 했다. 

조 자체적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어떤 방식으로 내용을 구체화시킬지 자연스레 토의가 이어졌다. 

 

한편, 후자의 조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2월 말 있었던 LGCNS_구글 세미나에 심취해서 

노코드앱으로 바로 개발과 디자인에 착수하는 몰입도가 너무 높아 보였다.

하지만 기획이란 자원 파악과정이 수반되야 하는 과정을 망각하였고,

현재 구성원의 수준 상, 기대치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풀을 꺾으면 조 전체가 동의하기 어려울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히도, 나의 예상대로 

이내 노코드앱의 비자유성과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역량의 한계를 실감하며

프로젝트 진행이 흐지부지한 상태가 되었다

그들이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라고 직감하는 시점에서야

나는 우리의 원래 목표는 기획 활동이라는 그 자체에 있으며

거기에 집중해보자라는 식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임파워링 시켰다. 


각 조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 또한 나에게 많은 배움을 주었다. 

 

개인별 역량 편차가 컸던 팀은 기술적 숙련도에 따라 자연스레 롤이 정해졌다

그것이 각자가 선택한 일일지도 혹은 선택 당한 것일지 알 수 없었으나 그렇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누구나 그런 선택을 많이 당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만든 어느정도 퀄리티가 보장된 사람들끼리도 

동일한 방식으로 롤이 정해진다는 게 다소 씁슬한 측면이 있었다.

동일 경험을 통해서 어떤 무형의 바운더리를 깨는 계기가 되길 바랬기 때문이었다

 

또한, 아쉬웠던 점 중 다른 하나는 

두 팀이 두 팀 안에서만 몰두해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한 공간에서 하나의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로 팀을 구성하였고 

주제만 다른 같은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이런 프로젝트가 경쟁이 아님에도 말이다. 

각 팀에서 있는 일들이 다른 팀으로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

즉 크로스-팀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심지어 관찰하는 일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즉, 상대방에 대한 무관심이 디폴트 값이었다.

이에 나는 관찰자이자 중간자 입장에서 몇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알려주었다

러닝랩 비정규시간에도 모임을갖는다던지

저쪽에서는 저런 쪽으로 내용 정리를 해보았다던지 등의 윤활유가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경쟁적인 목적이었는지, 생존에 가까운 목적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제서야 상대 팀을 관찰하여 벤치마킹하는 일들이 일어났다. 

 

한편, 높은 수준의 자발성을 스스로 발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학습활동 밖에서, 혹은 퇴근 이후 개인 시간을 소모하여

기획에 대해 각자 정리하고, 

학습활동 안에서는 그것들을 가지고 들어와 토의하고

하나로 융합하는 데 시간을 쓰는 모습이 그러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정말 최상위의 자발성을 발휘하는

키플레이어가 누구인지도 관찰할 수 있었다. 

어떤이는 노코드앱 툴을 스스로 공부하는 데 시간을 쓰기도 했고,

누군가는 해외 출장 중에도 발표용 PPT를 종합 완성하였다.

어떤 구성원은 피그마 후작업을 거의 도맡아했다. 

이런 사람들을 지켜보는 일은, 나에게 이 활동을 유지하는 데 희망감을 안겨주었다. 


처음엔 듀데이트가 없이 진행했다.

이는 자유롭게 도달할 수 있는 포텐셜만큼 도달해보고 

어떤 지점에서는 벽을 느끼고, 스스로 극복이 필요한 지점을 인식하길 바래서였다. 

하지만, 진척이 다소 늦어지는 감이 있었고,

고정은 아니더라도 암묵적으로 듀데이트를 기준으로 몰입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왜냐하면 양 팀이 여전히 기초적인 자원파악만 한 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특히 시간적 자원에 대한 생각이 전무한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4월 마지막 전주를 기점으로 마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그제서야 시간 자원을 계획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그러자 진척 속도가 매우 빨라졌는데,

듀데이트에 이르러서는 생각치도 못할만큼 훌륭한 결과물을 양 팀이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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