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터리 컨퍼런스 후기 마지막 글이다.
첫번째는 무서운 기세의 중국 배터리 산업 동향을
두번째는 배터리 밸류체인과 그에 대한 우려를
세번째는 유럽/일본 등 해외 거버넌스의 예정된 행보를
네번째 글에는 양극재 개발의 동향에 대한 글을 적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글들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아래 네 번째 글에 나머지 글들도 함께 링크가 걸려있다.
1. 실리콘에서 흑연으로
음극재의 기본 역할은, 양극활물질에 저장되었던 리튬이온을 단순히 받아주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음극재의 미덕이란 양반집 하인의 미덕과 같다.
군말이나 군일 안나오게 딱 시키는 만큼만 잘하고, 거기에 자리 차지나 밥만 덜 축내면 금상첨화다.
즉, 리튬이온을 잘 받아주고 내주고, 탈도 안나고, 양극재에 비해 자리차지도 안한다면 최고의 음극재인 것이다.
그리고, 실리콘이 정확히 그러한 음극재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막았다.
바로, 리튬이온의 출입에 따라, 부피변화가 너무 심한 것이다.
상품의 부자재인 배터리는 정해진 부피만 차지해야 하는데,
그 부피가 들쭉날쭉하다면 폼팩터를 규격화 시킬 수가 없다.
또, 고객 입장에서 배터리가 부풀었다 줄었다 하는 핸드폰, 노트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특히, EV 같이 다량의 셀이 들어가야 하는 상품은 정말로 안전의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이에, 실리콘보다 자기는 더 큰 방을 써야 직성이 풀린다는 흑연이 대감집 하인으로 쓰였다.
흑연도 튼튼하고, 일도 잘하고, 품삯도 적게 들고 물론 좋은 음극재다.
하지만, 기존의 배터리 스탠다드가 하이엔드로 치달으면서,
음극재도 마찬가지로 에너지밀도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욕망의 타겟이 되었다.
흑연이 쓰는 넓은 방을 좀 줄이고, 거기에 양극재를 채워넣을 수 있다면
단숨에 에너지밀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흑연 음극재의 에너지밀도 상 효율은 20% 수준이며,
즉 80% 수준의 공간이 리튬이온의 확산 관점에서 낭비되고 있다.
2. 흑연에서 다시 실리콘
음극재에서 흑연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새로운 실리콘 음극재의 스태다드를 구현했을 때의 연구효율이 너무도 좋다.
반면, 양극재는 이론적 한계를 뛰어넘었거나, 거의 도달한 상황이라
현재 패러다임에서 더 발전될 마진이 크게 남지 않았다.
실리콘 음극재는 결국 실리콘 팽창률을 어떻게 제어하고 억제하느냐에 관건이 달려있다.
이에, 실리콘 음극재에 다른 물질을 도핑, 또는 코팅하는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는 듯 하다.
단연 가장 생각하기 쉬운 접근은, 흑연과 하이브리드 형태의 음극재를 만드는 것이다.
3. 리튬 메탈 그리고 애노드 프리
리튬 이온 배터리의 기본 메커니즘이란
리튬 이온 배터리가 이동하면서, 전자가 이동하는 것일 테다.
지금까지 음극재의 패러다임이란,
음극올 이동하는 리튬 이온을 받아주기 위해 흑연, 실리콘 등 리튬과 상관없는 물질을 사용했는데,
만약 똑같은 리튬이 받아준다면 에너지밀도를 더 높일 수 있는 게 아닐까?
리튬 메탈 음극재는, 따라서 당연하게도 앞의 두 소재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다.
또한 불필요한 음극재를 삭제하고, 리튬금속으로 대체했으므로 경량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금속인 만큼 전도성이 우수하며, 더 높은 충방전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추가로, 리튬 금속이 음극재이기 때문에, 방전 후 재활용이 매우 쉬워진다.
하지만, 문제는 리튬 금속 자체가 반응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따라서 리튬 금속의 전해질과의 반응 제어가 1차적인 기술적 허들이다.
또한, 음극재가 금속인 만큼, 특유의 금속 결정이 음극재 표면에 훨씬 쉽게 형성된다.
나뭇가지 모양의 뾰족한 덴드라이트가 쉽게 형성되고, 이는 배터리의 수명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자라난 덴드라이트가 분리막을 찢어 배터리 내부 화재를 야기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방전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하는 전해질 개발과
평평하고 고른 리튬 석출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리튬 메탈 음극재의 또 다른 방향 중 하나는,
리튬 메탈 음극재 두께를 점점 줄여나가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애노드 프리 형태의 배터리,
즉 완전 충전 상태에서 음극 자체가 없어지는 형태까지 나아가는 연구도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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