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배터리 컨퍼런스 후기 마지막 글이 될 줄 알았는데, 쓰다 보니 분량 조절에 실패하였다.
첫번째는 무서운 기세의 중국 배터리 산업 동향을
두번째는 배터리 밸류체인과 그에 대한 우려를
세번째는 유럽/일본 등 해외 거버넌스의 예정된 행보를 적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글들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다.
1. 현재까지의 양극재 개발 동향
현재 상용으로 널리쓰이는 양극재는 크게 5가지 분류로 볼 수 있다. 1) 리튬-코발트 2) 리튬-니켈 3) NCM 4) NMA 5) LFP
그리고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코발트는 계속 낮추고, 니켈은 계속 높이는 방향으로 양산연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각 원소의 역할은 아래와 같다.
1. 코발트 : 리튬이온 확산과 전자의 이동경로를 제공하여 배터리의 용량/충방전성능 등을 향상시키는데 전방위적
역할을 한다. 전체 생산량의 75%가 콩고에서 생산되어, 원재료의 가격 및 수급 안정성, ESG 측면에서
취약하다. 또한 양극재 내에서 열 안정성이 떨어져 산소와 결합하는 등 고출력을 요하는 제품에서
수명의 한계가 있다.
2. 니켈 : 코발트의 현재 1순위 대체재다. 현재 NCM 계열의 배터리에서는 니켈의 비중을 80-90% 끌어올리는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 연구가 진행/적용을 앞두고 있다. 니켈의 문제는 양극활물질의 구조적 안정성을
니켈이 해친다는 데에 있다. 특히 하이니켈 계열에서 Ni2+는 리튬이온과 크기가 비슷하여, 리튬이온의
확산 경로를 방해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니켈은 배터리의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
3. 망간 : 니켈의 이런 단점, 특히 Ni2+의 확산 경로를 차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망간이 투입된다.
망간은 양극활물질 구조의 안정성을 담당한다. 하지만 망간은, 전자의 이동에 효과적인 재료가 아니므로,
비중을 가급적 적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
4.알루미늄 : 알루미늄은 전기전도도가 두번째로 높은 금속으로 망간의 단점을 보완한다.
배터리 테마주에서 한 때 크게 각광받았던 '하이니켈' 역시 위의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코발트 원재료의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성능을 유지 또는 상승시키려면 니켈 비중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려운 이유는, 니켈의 불안정성을 제어하는 것이 기술이 되기 때문이다.
코팅과 도핑, 그리고 니켈의 입자 단위 구성에 대한 연구까지 양산성을 잡기 위한 연구와 실제 적용이
앞으로 빠르게 마켓에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연구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능의 변화 또는 가격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보기엔 어렵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 및 커스터머가 피부로 느끼는 효과는 적지 않을까 싶다
반면, 중국의 주요 제품인 LFP의 경우, 이론적인 실링이 높지 않아서,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등한시해왔다.
하지만, 중국이 양극재 코팅/도핑, 전해질 연구 등에 힘쓰면서 NCM의 상품성을 추격한 상황이다.
아니, 가격 경쟁력까지 고려한다면, NCM 상품성을 추월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지도 모르겠다.
기존에 중국이 레거시로 쌓아온 LFP 배터리의 특허가 있기 때문에,
LG 등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LFP 개발을 천명했다 한들, 팔로업이 절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80% 정도의 LFP 연구와 특허가 중국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래의 미래 배터리 연구도 등한시할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R&D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짜는 데에 조금 더 신중했음 하는 바람이다.
인력과 시간 또한 자원이라는 점을 당 산업의 주요 경영인들과 정부 부처 및 국책기관장들이 현명하게 판단했음 한다.
2. 앞으로의 양극재 연구 방향 - 소디움 배터리
현재 마켓에서 사용되는 양극재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압을 만드는 데에, 리튬이온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리튬은 배터리의 재료로써 고전압을 만드는데 가장 뛰어난 원소인 동시에,
이 리튬 자체가 이차전지 대부분의 문제의 근원이기도 하다.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수소기체를 쉽게 발생시키며,
이 때문에 리튬 금속이 아니라 리튬 산화물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리튬 산화물에 포함된 산소가 전해질 또는 양극활물질과 반응하거나 예기치 않은 작용을 만들고,
결국 구조적인 failure의 원인이 되고, 더 나아가 화재의 불씨가 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리튬 광물 자체가 값이 저렴한 편이 아니라는 것도, 이 광물의 단점이다.
그렇다면, 가장 시장에서 영향력의 포텐셜이 크다고 평가할 만한 미래 배터리라고 하면,
니켈, 코발트 등의 양극활물질을 대체하는 컨셉이 아닌, 리튬 자체를 대체하는 컨셉의 배터리가 아닐까?
그렇다. 그게 바로 소디움(나트륨) 배터리다.
그리고, 우리나라 입장에서 애석하게도 이 소디움 배터리를 가장 잘 만드는 것은 중국이다.
R&D와 특허의 80% 수준이 중국의 것이며,
나아가 올해 초, 이미 소디움 배터리를 장착한 소형 양산차 판매를 시작했다!!
당초, 이론적으로 소디움 배터리의 포텐셜은, LFP보다도 낮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연구개발을 등한시했다.
그도 그럴 것이, LFP 포텐셜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양산차 모델을 볼 때, 현재 양산되는 LFP 배터리의 80% 정도 수준의 성능을 내는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으며, 이는 특정 비즈니스 모델에서 충분히 효과적인 수치다.
더 나아가, LFP가 이론 한계를 공학적인 방법으로 극복해왔던 역사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소디움 배터리의 현재 실링도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낙관적(?) 예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디움 배터리의 최대 강점은 가격이다.
바다를 포함한 어디서도 얻기 쉬운 이 광물로 원자재가 대체될 경우
정말 말도 안되는 배터리 가격 하락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중형 EV에 장착되는 배터리 팩의 소비자 공급가가 2000만원 수준이라는 점과,
대부분의 가격이 배터리 팩 하드웨어가 아니라 셀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가격이 1000만원 이상 더 빠진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EV6 가격이 3800만원대 부터 시작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 외 소디움 배터리의 특성은 LFP 배터리의 특성과 궤를 비슷하게 한다.
가격경쟁력 뿐 아니라 장점도 단점도 LFP의 강화된 버전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거 같다.
첫째, 열적/구조적으로 안정하다.
둘째, 충방전성능, 전압, 용량 및 순간 첨두부하 측면에서 성능이 불리하다
소디움 배터리는 LFP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게임 체인저다.
일부는 소디움 배터리의 성능적 한계 때문에,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다.
위의 단점으로 인해 소형차 또는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등 적용 범위 한계가 뚜렷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국 LFP R&D의 발전사를 생각할 때 경계를 넘어선 걱정을 하는 것도 모자라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며,
더 나아가 그런 주장처럼 소형차 상품성에만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정을 하더라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생각할 때,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생각이다.
동남아, 인도, 중남미, 유럽, 일본 대부분의 글로벌 시장은 소형차 위주로 편재되어 있다.
그리고, 동남아 같은 경우 중국 자동차의 영향력이 막강하며,
중남미와 유럽의 경우도 중국 자동차가 시장의 파이를 지속 확대 중에 있고,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즉, 정치적으로 또 지역적 특색으로 폐쇄적인 특이 시장을 제외하고는
소형차만 상품성 있게 만들어도 충분히 글로벌 EV업체로서 발돋움하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소디움 배터리에 대해서
양극활물질의 구조부터 어떻게 할지 표준에 대한 감도 못잡을 정도로 걸음마 수준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이,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서, 국책연구소 및 기관 단위에서는 꽤나 경계하는 모습과
앞으로 준비하고 연구개발 투자할 것을 천명하여 아주 조금이나마 다행이다 싶었다.
3. 앞으로의 양극재 연구 방향 - 리튬 황 배터리
LFP 배터리 및 NCM 계열의 배터리 양극활물질의 공통점은, 주요 광물이 전부 금속이라는 데에 있다.
이에, 채굴과 운송에 따른 가격 문제와
채굴 과정에서의 인권 및 ESG 문제가 계속 따라다니며,
더욱이,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무게다. 금속이니까 무겁다.
배터리가 무거운 게 큰 문제가 되는 제품이 있는데, 바로 도심형 드론 택시다.
우버를 비롯한 모빌리티 업체 및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가 미래 먹거리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UAM에서는
EV와 달리 이 무게 문제가 발목을 세게 잡는 것이다.
따라서 비금속이 양극활물질인 배터리 개발이 이 분야에 절실하며,
이런 니즈에 맞춰 부각되고 있는 것이 황이 주요 양극활물질인 리튬황 배터리다.
황은 당연히, 금속 재료보다 가벼울 뿐더러,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리튬 황 배터리에 대한 연구 역시, 걸음마 단계이다.
소디움 배터리 수준은 아니지만, 리튬황 배터리의 주요 의제들을 발췌하는 데까지만 성공한 모양새다.
리튬이온이 양극활물질로부터 해리되는 과정에서 황의 상이 변화하는 문제,
또 양극재와 전해질의 인터페이스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리튬황 배터리가 무게 측면에서 UAM 적용에 유리한 것은 맞지만,
성능적으로 불리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순간 출력의 문제다.
EV도 시동출력이 중요하지만, UAM의 경우 중력을 이겨내야하기 때문에, 더 큰 순간 출력이 필요하다.
리튬황 배터리는 이 순간적인 첨두 출력을 현재까지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갈길이 멀다고 볼 수 있다.
NCM배터리 처럼, 황을 보조할 활물질의 발굴, 도핑, 코팅, 전해질의 개발 등
다방면의 과제들이 산재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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