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의 법칙은, 사용자는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함을 설명한다.
좀 더 극적으로 설명하자면, 사용자는 기존 UIUX경험이
모든 UIUX에 동일하게 작동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대치가 충족되면, 사용자는 새로운 시스템도 친숙하고 편하게 느낄 것이다.
반대라면, 사용자는 불편함을 느끼거나, 온보딩을 거부할지도 모른다.
즉, 기본적으로 사용자는 UIUX의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도널드 노먼의 저서에 따르면,
기존의 불편함과 복잡성을 개선할지라도
UIUX 변화를 비호하는 현상은 일관되게 나타난다.
전투기의 조종버튼 갯수 축소에 대한 파일럿들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전투기의 버튼은 10000개 단위에서 오늘날 1000여개 정도로 줄어들었다.
복잡성이 대폭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파일럿들이 오히려 불편함을 호소한다고 한다.
모든 비즈니스 사업자는 비즈니스가 무탈하게 시장에 안착하기를 바란다
이를 수행하는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이미 고객군에게 친숙하게 받아들여진 성공한 UIUX를 벤치마킹하는것이다.
하나의 디자인스탠다드가 정해지면
나머지 후발주자들은 그 디자인스탠다드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가령, 온라인 쇼핑몰의 UIUX 디자인은 대표적인 예시이다.
상품을 불문하고 온라인 쇼핑몰의 UIUX는 색깔이나 브랜딩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사한 홈페이지 구조를 갖는다.
위의 두 그림에서 보듯이, 아마존과 SSG의 UI구성이 거의 동일하다.
- 최상단 네비게이션 바
- 그 아래에 배너 타입의 AD
- 그 아래에 세부 상품 또는 카테고리 블록
그리고, 위 2개 뿐 아니라 다른 온라인 쇼핑몰도 같은 구조를 갖는다.
왜 서로 카피 앤 페이스트 UIUX가 반복될까?
제이콥의 법칙은 '변화'는 불편한 것임을 설명한다.
따라서, 개선이라 할 지라도, UIUX 변경 후 소프트 보딩은 존재할 수 없으며 매우 리스키하다.
소프트랜딩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기존 UX 여정 아래에 정렬하고자 해야 한다.
주차장 무인발권기나, 지하철 자동 매표기, 무인 웨이팅 알림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특징은 사용자 여정의 큰 틀을 바꾸지 않으면서
(가령, 발권해주고, 다시 수권해가는 프로세스는 전혀 건드리지 않으면서)
불편함을 초래하는 부분만 걷어냈다.
온라인 몰의 장바구니 기능도 오프라인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반대로 기존의 사용자 여정,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무시하면서,
UX를 변경하는 경우 하드 랜딩을 각오해야 한다.
때로는, 하드랜딩 자체가 브랜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악화시킬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맥도날드의 사례이다.
맥도날드는 버거 브랜드 중 가장 선도적으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키오스크 대중화가 안되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낯설어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다.
당연히 전향적인 UX 변경에 실패하였고, 키오스크-매대 주문이 긴시간 병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오스크 도입 이후 중장년의 방문이 급감하였다.
다른 매장 고객에게 폐를 끼치는 느낌과 불편한 키오스크 사용 등이 원인이 된 것이다.
또 다른 실패 요인으로는, 키오스크 자체를 꼽을 수 있다.
키오스크를 선도적으로 도입한 탓이었는지,
초기 맥도날드의 키오스크는 터치 이후의 반응속도가 매우 느렸다.
스마트폰의 UX에 익숙해져있던 젊은 고객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뿐이었다.
당시, 나와 내 친구는 키오스크가 느리다는 이유로,
좀 더 먼거리에 있는 버거킹과 KFC를 찾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기존 BM이 있는 사업자는 UX 전환을 꾀할 수 없는가?
이따금씩, UIUX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과 함께
새로운 비즈니스 플로우를 안착시켜야하는 사명을 갖는다.
이 때마다, UIUX 디자이너들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수용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제이콥의 법칙이 설명하듯이, 현실은 바람만큼 녹록치는 않다.
사용자의 혼돈과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
차라리 새로운 UX 경험은 이종의 사용자 경험으로 분리-런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아틀라시안의 컨플루언스와 지라가 대표적이다.
두 시스템은 서로 연동이 되는 프로젝트 관리툴이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이종의 시스템으로 운영이 가능하기도 하다.
따라서, 사용자는 두 시스템 중 하나에 먼저 온보딩 한 후,
필요에 따라, 나머지 시스템을 부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BM 기획 레벨에서부터 이 점이 고려된다면, 소프트 랜딩의 난이도가 대폭 낮아질 것이다.
새 술은 새 포대에 담듯이,
새로운 UX는 새로운 브랜드에 담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맥도날드의 경우는, 기존 사용자 여정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사용자 여정을 도입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혼돈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메가커피는 브랜드 런칭 시점부터, 키오스크 주문을 전면에 내세웠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아 여기에서는 무조건 키오스크로 주문해야하는구나'라고 인식하였으며
새로운 브랜드가 새로운 UX 학습을 강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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