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는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를 참고하여 재저작됩니다.
해리 백위드가 설명하는 이번 장은
현대 철학 및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결이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일은 어디에나 통용되는 말인 것 같다.
가령, 피터 린치는 투자자들이 바보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얘기한 바 있는데,
어찌보면 마케팅 담당자에게도 필요한 어티튜드가 아닐까 싶다.
고객은 이성적이지 않다. 감성적이다
성패는 디테일에 달려 있다
고객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성적인 조건 아래에서 판단하여 선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이성적인 요소가 더 고객에게 어필될 수 있다.
책에서는 비자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개의 카드사를 비교하며,
고객들이 혜택이 더 많고 연회비가 적은 카드만을 반드시 선택하지 않음을 지적한다.
카드에 대한 예시는 사실 한국의 예시를 생각해볼 때 좀 더 와닿는다.
가령, 카카오뱅크가 캐릭터와 디자인에 신경쓴 카드로
시장 안착에 성공한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 얘기가 나온 김에, 대부분의 카카오 굿즈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인형 같은 캐릭터 상품외에도,
램프나 토스터 같은 실용적인 소비재도 굿즈로 출시하는데,
사실 이런 종류의 소비재는 시장에서 성능, 내구성, 가격에서 훨씬 합리적인 선택지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캐릭터 소비재가 꾸준히 판매되는 까닭은,
고객들의 이성보다 감성적 호소에 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불어 책에서는 고객은 배심원과 특성이 같다고 얘기하는데
이 설명이 많이 와닿았다.
가령, 배심원은 기본적으로 양 측에 대해 불신의 태도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배심원들의 불신을
이성적인 설명만으로 해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배심원재판에 있어 널리 알려진 대표적 전략 중 하나는 배심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이다.
때로는 공감을 끌어내기 쉬운 배심원단을 구성하려 노력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배심원을 따로 조사하기도 한다.
즉, 배심원재판을 여러번 경험한 변호사들은 본능적이던 학술적이던,
이성적인 설명과 증명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지어 변호사의 멋있는 수트 아웃핏이 배심원 설득에 도움이 된다고 과장하여 표현한다.
이는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디테일을 챙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객은 친숙한 것을 찾는다.
새로운 포맷,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제이콥의 법칙은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심리학 법칙이다.
주로, UIUX 디자인에서 언급되는데,
사용자는 기존 경험을 유지하는 UIUX를 편하게 느끼므로,
기존 경험에 입각한 UIUX를 사수해야 고객 전개에 유리하다는 내용이다.
고객은 상대적으로 보다 많이 접한 것을 진지하게 또는 과하게 받아들인다.
당연히, 이는 비이성적이다.
가령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췌장암 사망자 중 어떤 것이 더 많을 것 같나요'라는 질문에
꽤 다수의 사람들이 교통사고 사망자의 손을 들 지 모른다.
하지만, 진실은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간 3000명 정도에 불과하고
췌장암 사망자는 연간 5000명 정도로 무려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는 현실에서 교통사고 관련된 뉴스나 장면을 보기 쉬운 반면에,
췌장암 환자는 보기 어려운 데서 기인한다.
비슷한 논리로, 고객은 어떤 제품에 대한 간접경험을 많이 할 수록
그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많이 사용된다고 착각한다.
바이럴 마케팅의 원리도 비슷한 맥락을 이용한 것인데,
일단 사람들이 많이 접하게 되면,
사람들은 한 번도 접하지 않았을 때보다 친숙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고객은 최신데이터를 찾는다.
피크엔드 법칙이 있다.
사람은 최고의 경험과 마지막 경험을 위주로 기억한다는 것이다.
최신 데이터는, 고객에게는 가장 마지막 기억과 경험이다.
따라서, 마케팅 관점에서 어떻게든 마지막의 순간을 점유하고자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세미나 등 행사에서 발표가 있는데,
마지막 멘트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며
혹은 마지막 순번에 발표를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스트리아 판도르프 아울렛은 명품 브랜드를 비롯한 다수의 브랜드가 입주해 있다.
이 중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는 몽클레어일텐데,
몽클레어 매장은 판도르프 아울렛의 맨 끝 위치에 있다.
그리고, 이 몽클레어에 도달하는 길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있다.
판도르프 아울렛에 방문한 고객은, 꼭 몽클레어가 아니더라도 끝 부근 위치의
명품을 경험부터 판도르프 아울렛에 대한 경험을 기억하게 된다.
최선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만족하기만 하면 된다
고객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한다
대학교 3학년 시절, 생산공학 시간이었다.
'새로운 설비나 재료가 들어와서, 더 긴 시간 연마재를 사용할 수 있게되더라도
작업자들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존 교체 주기를 고수하려고 한다.'
라고 교수님이 설명하셨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마찬가지로 고객은 새롭거나 최선책을 탐구하기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없으며 기대한 기능을 착실히 수행하는 선택지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고객의 특징은 단순한 기능을 구현하는 소비재 시장에서 두드러지지 않나 싶다.
가령, 청소기나 전기밥솥 등이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저가의 이름도 없는 제품들이 시장에 많이 있지만,
사람들이 찾는 제품들은 어느정도 정해진 경향이 크다.
또한 같은 원리로 한경이나, 쿠쿠 같은 브랜드들이
다른 대기업 제품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버티는 이유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사업 역시 이런 맥락을 같이 한다.
모르는 장소와 애매한 시간, 특별히 잘 알지도 못하는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것보다
그래도 자주 접했던 프랜차이즈 식당에 왠지 모르게 더 발길이 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실, 프랜차이즈 식당이라고 해도, 개인인 점주가 운영하는 것 인만큼
위생과 퀄리티가 꼭 보장된다는 보증은 없는 데도 말이다.
고객은 고정 편향을 갖는다
고정 편향이란, 어떤 고정관념에 갇혀 그에 따라서 생각하는 인간의 특징을 말한다.
고객은 어떤 제품 또는 브랜드에 고정편향을 갖는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정편향이 대표적일 것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은
아마 리먼 사태 전후로 중국과의 무역이 활성화되고
물밀듯이 밀려온 저품질 제조기술 기반에서 생산된 제품에 기인할 것이다.
여전히, 중국제라고 하면 저기술과 저품질 제조기술을 떠올리는 한국인도 적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하지만, 현실은 중국은 전세계에서 라이다 센서를 가장 많이 잘 만드는 국가이며,
무선 이어폰 시장을 연 것도 애플이나 삼성이 아닌 중국 기업이며,
중국은 전세계에서 배터리 R&D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가라는 점이다.
(중국 제조 기술 뿐 아니라 특히 제조 윤리까지 함께 구태여 옹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대중이 너무 과거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만 지적하고자 한다.)
브랜드에 대한 고정편향 또한 대표적 예시다.
동아시아 양산차 브랜드는 대개 고급 브랜드를 별도로 갖는 경우가 많다.
도요타는 렉서스를, 혼다는 인피니티를, 현대는 제네시스를, 지리는 폴스타를 만들었다.
왜냐하면, 모태가 되는 양산차 브랜드에서는
보급이라는 소비자의 고정 편향을 깨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자동차는 사실 똑같은 현대차 연구원의 손에서 개발되고
똑같은 현대차 공장에서 생성되는 자동차로 제네시스로 마크만 바꿔 긴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저히 소비자들은 '억 단위의 현대차'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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