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는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를 참고하여 재저작됩니다.
포지셔닝은 집중이다.
광적으로 한 가지에 집중해라.
학창 시절 기준으로,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사전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전교 등수가 높은 친구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등수가 높은 친구는 전과목 고루고루 점수가 높은 친구일 것이다.
즉, 보통은 과목 평균이 높아야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면, 문이과 중 계열을 선택하게 된다.
요새는 학생인구가 줄어서 학교에서 학급 운영을 어떻게 할지 알 수 없지만,
나 때만 해도, 2학년부터는 문과반과 이과반을 완전히 분리해서 학급을 운영했었다.
가령 1반부터 8반은 문과, 9반부터 12반은 이과 이런 식으로.
그러다보니, 문과 계열 학생들 내에서만 교류가 일어나고
이과계열 학생들 내에서만 교류가 일어나는 게 보통이었다.
이 때, 이과계열 학생들 사이에서만,
이전과 조금은 다른 새로운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기준이 등장한다.
바로 '수학을 잘하는 친구'다.
다른 과목을 다 못해도, 수학이 전교 석차의 친구들과 대등할 정도로 점수가 높으면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범주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햄버거 브랜드는,
소고기패티버거, 치킨패티버거, 새우패티버거 등 다양한 토핑에 힘을 기울인다.
특히, L-업체는 정말 평범치 않은 토핑을 갖춘 신메뉴를 빠른 주기로 내보내지만,
경쟁업체가 바글바글한 서울-경기권에서의 성적은 영 신통치가 않다.
반대로, M 버거 브랜드는 완전 반대 전략을 취했었다.
치킨 버거 한 종류에만 집중을 한 것이다.
심지어 햄버거 중에 기본인 소고기패티 햄버거도 판매하지 않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나오는 단골 솔루션 중 하나인 단일메뉴 전략과 유사한데,
한 가지 종류의 햄버거에 집중한 만큼
M버거의 치킨버거는 가성비와 퀄리티를 영세 햄버거 프랜차이즈 대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때, M버거는 글로벌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은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가성비와 퀄리티를 사수하지 못하며 여러군데 뿔뿔이 매각되고 있다.
하지만, 영세 기득권의 업체들 사이에서 일약 스타로 등장했던 M 버거의 스토리는
여전히 시사점이 크다.
포지셔닝을 두려워하는 마케터들
집중은 희생이 아닌, 미래 기회 창출이다.
포지셔닝은 집중이다.
집중을 뒤집으면, 다른 곳에는 집중하지 않음이다.
M버거가 치킨버거에 집중한다는 뜻은, 소고기패티 햄버거를 포기한다는 뜻과 같다.
마케팅 담당자라면, 특정 제품군 또는 특정 소비자층을 타겟팅 하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감이란 상당할 것이다.
저자는 집중은 희생이 아니며, 오히려 집중을 통한 새로운 기회창출이라고 설명한다.
그 예시로 SAS 항공사를 든다.
SAS는 비즈니스 승객에게만 프로모션을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는데,
이를 통해 대규모의 안정적이며 높은 수익율이 보장된 기업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이렇게 확보한 안정적 고수익을 바탕으로,
거꾸로 잔여석에 대폭 할인 전략을 취해 일반 승객에도 티켓을 판매한다.
당연히, 경쟁 항공사 대비 디스카운트가 훨씬 많이 걸린 SAS는 입소문이 난다.
분명, 비즈니스고객에게만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음에도
그 효과로 일반 승객에게도 긍정적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오프라인 쇼핑몰들이 그렇듯
최대한 많은 제품군을 담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무신사는 처음 이커머스를 시작할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무신사의 웹 매거진, 커뮤니티 시절부터 이미 보유한 팬층의 특성을 알고 있었고,
팬층에게 어울리는, 또한 입점을 위해 다른 커머스 업체와 경쟁할 필요가 없는
도메스틱 스트릿 패션 업체만을 초창기에는 끌어들였다.
이렇게 특정 패션군에만 집중한 결과, 더 많은 사람들이 무신사에 모여들었고,
고객층이 다원화되는 속도에 맞춰서
무신사는 조금씩 플랫폼에 입점시킬 수 있는 브랜드의 폭을 넓혀갔다.
현재 무신사는, 의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갖춘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 어차피 고객은 비논리적이니까.
하나의 가장 강력한 인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고객의 인정을 끌어낼 수 있다
나를 포함한 동급생들은 화학1 정도의 지식이 최대였다.
우리는 화학2 지식을 배우거나 들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교내 논술 대회 문제 중, 화학2 개념이 들어간 문제가 나온 것이다.
화학 선생님이 꽤 무서우신 분이어서, 어줍잖은 답변을 적어내면 한 소리나 들을 게 뻔했다.
당시, 나는 어디서 주워들은 적이 있던, 엔트로피와 엔탈피 개념을
되는 대로 찌그릴까(답안을 쓴다는 표현보다 이 표현이 정확하다) 계속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오기에 가깝게 '에라 그냥 써' 이런 식으로 두 문장 정도되는 답을 적어냈다.
그리고 나는 교내 논술 대회에서 학년 금상을 받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문제에 나 말고는 아무도 정답을 적은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내 답안 조차도 엔트로피와 엔탈피를 거꾸로 적어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되었는데
'그래도 얘는 뭘 알긴 아네'라는 식으로 화학선생님이 부분점수를 주신 거였다.
합산 배점은 다른 친구들과 내가 거의 비슷하거나 낮았는데,
틀린 답안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나만이 공백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 1등을 준 거였다.
어떤 빵집에서는 매장 밖 가판대에,
굉장히 낮은 가격의 가격표를 붙여서 일반적인 빵들을 진열한다.
손님은 낮은 가격을 보고 '이 가게는 빵을 저렴하게 판매하는구나' 생각하며
몇 개의 빵을 고르다가 매장에 들어간다.
이미 가게에 들어오기 전부터 너무 낮은 가격을 본 나머지,
매장 안의 데코레이션이 잔뜩 들어간 빵들은 실제로는 정상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가게는 싼 가격에 빵을 파는 가게야. 이 정도 정성이 들어갔는데도 이 정도 가격 밖에 안하네'
라며 매장 안 빵의 원래 가격은 더 비쌀거라는 비논리적인 결론을 내린다.
포지셔닝은 능동적으로 행동하여 달성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수동적인 명사에 가깝다.
흔히, 퍼스트무버, 글로벌 Top5 달성 등의 워딩으로
어떤 기업의 포지셔닝이 된 것 혹은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가령, '우리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핸드폰을 많이 판다'는 동사로 끝나는 이 문장은
고객 입장에서 어떤 유의미한 포지셔닝도 제공하지 못한다.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갤럭시가 포지셔닝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또한, 반대로 아이폰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문장으로 포지셔닝 되었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타이어 판매 업체 넥센은 히어로즈를 서포트 하기 전에,
타이어 업체 순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던 업체였다.
하지만, 타이어와 전혀 상관 없는 야구단에 자금을 지원하고 넥센 히어로즈라는 워딩 만으로
국내 타이어 판매 2위에 오르는 약진을 보였다.
넥션 히어로즈는 한 번도 '넥센 타이어는 오래 갑니다' 이런 능동적인 광고는 전혀 하지 않았다.
서포터를 찾지 못해서 고생한 야구팀인 넥센 히어로즈라는 대명사로만 존재했을 뿐이었다.
최근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관광객 유치가 크게 늘어난 예산도 마찬가지다.
예산의 포지셔닝은 단순하다.
'백종원', '예산시장', '국밥 거리'
어디에도, '이 곳의 풍경은 뛰어납니다', '어떤 축제에 놀러오세요' 같은 워딩은 없다.
물론, 앞으로 예산의 관광이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꾸준히 지켜볼 일이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공식이 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포지셔닝 상태설명서와 선언은 다르다.
현재 포지셔닝 상태와 선언이 너무 다르면, 고객은 따라오지 못한다.
포시셔닝 상태설명서는 현재 그 기업의 위상이다.
그리고 아래의 답변에 그 상태를 적어내릴 수 있다.
- 누가
- 무엇을
- 누구를 위해
- 고객욕구는?
- 경쟁자는?
- 차별성은?
- 결과적으로 어떤 만족과 결과를?
초등학생 자녀가 커서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해서 나중에 변호사가 꼭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
첫번째는, 현재 초등학생과 성인으로 자라나기 까지의 시간적 갭이 너무 크기 때문에,
도저히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성장과정을 확신을 갖고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번째, 현재 자녀의 역량과 현재 변호사들의 역량의 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떻게 변호사의 역량까지 자녀가 도달할 수 있을지 확신을 갖고 상상하기 어렵다.
기업의 포지셔닝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포지셔닝의 상태와 포지셔닝 선언 사이에
시간적인 갭 그리고 역량적 갭이 고객이 봤을 때 너무 커보인다면
그냥 어린아이가 뭣도 모르고 하는 솜사탕같은 소리로 들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포지셔닝에 대한 목표는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변화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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