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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장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16. 악마의 대변인

by 랜턴K 2024.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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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대변인이란 워딩은, 가톨릭 교회로부터 유래된 말이다. 

교황 후보자의 시성을 의도적으로 심의하고자, 악역을 맡는 것을 말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유명한 그의 저서 자유론에서 이 워딩을 언급하는데,

마찬가지로 질이 높은 의사결정을 위해서,

비판과 논박, 그리고 다양한 의견이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악마의 대변인이라는 워딩을 사용한 것이다. 

 

밀은 2가지 경우의 의사결정 사례를 비교한다. 

어떤 의견이 논박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옳다고 상정되는 경우와
애초에 비판을 허용하지 않을 목적으로 미리 옳다고 상정되는 경우. 

당연히, 첫번째 의사결정이 훨씬 질적으로 우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따라서, 밀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이견에 반박하고 반증의 자유를 완전히 인정해주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내세울 수 있는 절대적 조건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독단적인 정치를 행한 군주 중에 주변에 아첨꾼들을 거느렸던 이들을 생각해보면

동의하기가 매우 쉬울 듯 하다.  

 

하지만, 밀의 사고관은 사실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왜냐하면, 밀은 항시 그러한 절차와 태도를 유지해야함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보통의 경우 우리는 탁월한 의견을 보호하고

열등한 의견을 배제한다는 통제적인 사고관을 갖는다. 

가령, 팀 체제 하의 의사결정은 팀장 또는 팀 내에서 가장 발언권이 높은 사람 위주가 되기 십상이고,

전문가를 포함하는 회의체에서는 가장 최상위 전문가가 가장 많은 발언권을 가져간다. 

밀은 이런 경우에도,

반박 또는 비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함을 말한다.

 

집단의 문제 해결능력은 동질성의 정도와 이율배반의 관계에 있다고 한다. 
악마의 대변인을 지정하는 것은 동질성의 부작용을 차단하는 장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케네디 대통령 시절,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 건설을 꾀한 적이 있었다.

당시 전원에 가까운 안보 전문가 및 군지휘권자들은 선제 타격을 대통령에게 즉시 건의했다고 한다. 

이 때, 케네디 대통령은 정부 주요 인사 및 관련 전문가들을 모두 모아 회의체를 만든 후

다음의 4가지 규칙을 지킬 것을 지시한다. 

1. 케네디 대통령 자기 자신은 회의에 미참석 
2. 행정조직상 서열 및 절차를 잊은 채 토의할 것 
3. 전문가의 영역, 관료적 영역 등을 구분하지 말고 잊은 채로 동등하게  토의
4. 자신의 심복은 악마의 대변인의 역할로, 주류의 의견에 반대할 것 
결과적으로 케네디 대통령은 선제 타격 대신 해상 봉쇄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고 
평화적으로 안보 위협을 해결한다.  


오늘날, 특히 비즈니스에서 악마의 대변인이 의미하는 바를 실천하기 어려워졌다.

반론 또한 아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가능한데, 

여러 부문에서 의견을 내는 데 필요한 기본의 소양이라는 것이 꽤 올라갔기 때문이다. 

 

또한, 계급사회가 대부분의 비즈니스 조직에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그렇다.

조직도 상의 권한에 따른 권력의 차이는 

하급자가 상급자의 의견에 토를 다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은 말해 입이 아프다.

추가로, 탑-다운으로 의사결정이 되는 방식은, 애초에 논박당할 가능성은 커녕

논박할 기회조차도 주지 않는다. 

 

R&R과 KPI 개념 역시 그렇다. 

조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보다 독단적인 판단, 

일부 소그룹에 의한 결론을 만드는 것이 훨씬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심지어 미국 기업인 스티브 발머의 MS의 경우에도,  KPI와 인사정책을 강력하게

연계하는 부작용으로 조직원간의 갈등과 개인주의가 극심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해결방법은 간단하긴 하다.

조직원의 기본 소양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

조직도를 현 수준보다 훨씬 고강도로 붕괴시킬 것. 

KPI와 R&R 등 관습적인 업무와 성과제도를 붕괴시킬 것.

과거를 기억하고 관성적인 행동을 조직원에게 요하는 최상위 관리자부터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

 

하지만, 인력 풀이 좁은 한국이라는 한정된 환경에 갇혀있는 

정치적 또 사회적으로 총구가 많은 한국 대기업들이

빠르고 간단한 정답을 고르는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거 같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정부주도의 상향평준화된 의무교육을 단행하여

지식, 역량, 문화적으로 우수한 세대를 양성하는 것만이 현실적으로 그나마 가능한 것 같다. 


나는 조직의 리더로써, 악마의 대변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처음에는 내가 스스로 나의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기로 했다.

나는 Delta 활동에 대해서 오랜 시간 생각해온 사람으로써, 

어떤 주제건 꽤나 그럴싸한 논리를 이미 두껍게 갖고 있음을 깨달았다.

따라서, 관습적인 방식으로는 어떤 토의를 하던, 

나의 의견이 매우 우세할 것이고 예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의 반복은, Delta에서 달성해야할 가장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

 

주제를 던지는 것은 내가 하더라도, 내 생각을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물론, 방향을 잡기 위해, 충분히 기다린 후에 내 의견을 발의한다. 

그 이후에도 일단 나의 의견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최대한 반대 의견이 나올때까지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며

반대 의견이 나오면 그것을 지지하는 표현을 꼭 한다.

이를 이제 5개월 째 실천중이다.   

필요한 경우 케네디 대통령의 사례처럼 나의 역할 자체를 배제시킨다 
세션 3에서는 4인 1조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나는 어떤 조에도 속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관찰자로써 진행 중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충분히 시간 여유를 갖은 뒤, 불완전한 조언을 제공했다.

그렇게 각 팀이 주체적으로 재토의를 할 수 있게 유도하고

스스로 정답을 찾는 과정을 만들려고 했다 

 

이런 손이 많이 가는 방식은

Delta 조직원들이 습관화된 한국식 조직 문화의 때를 쉽게 벗겨낼 수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좀 더 긴 관점에서, 악마의 대변인이 활동 가능한 환경과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조성한다.

언젠가는 악마의 대변인에 대한 규칙을 제정하자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두 가지를 전제조건으로 나는 생각하고 있다. 
첫번째는 모든 구성원이 악마의 대변인이 항시 출현할 수 있는 역량의 마지노선을 확보하는 것 
두번째는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뒷받침해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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