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첫번째 세션은 UIUX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웹 개발 프로젝트의 초기 요구사항을 정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서,
기획-디자인을 결정하는 단계에서의 낯섬과 어려움이
이런 생각을 내게 가져다 주었다.
무얼 만들긴 해야겠는데,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알 수 없었다.
수 많은 '어떻게' 중에서 어떤 솔루션이 최적인지 결정할 수 없었다.
어떤 디자인이 좋은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고
어떤 디자인이 별로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견을 구해봤지만, 논리적인 타당성에 도달하기는 커녕
'역시 사람 각자의 취향은 전부 다르구나'라는 자연적인 불분명성만 강화될 뿐이었다.
따라서, 어떤 디자인을 만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고,
어떤 디자인을 선택하자고도 결정내리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결정했을까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궁금하다.
어쩃든 그 때도, 지금도 나는 내가 결정하고 싶었고,
그 결정이 영원토록 당당하길 바랬으며, 그 이유가 내가 당당하다는 주관적인 이유가 아닌
누구라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당연함에 기인하길 바랬다.
사내의 디자인 가이드, 브랜드 가이드를 전부 읽은 것은 당연했고,
인터넷을 뒤져서 UIUX 디자인에 대한 글도 여럿 뒤져 읽었다.
그 중 가장 감명깊게 읽은 것은 존 야블로스키 선생님의 Laws of UX( Home | Laws of UX ) 였다.
출간된 책도 있길래, 찾아 읽었는데
나의 디자인에 대한 고민이, 오래된 UIUX 디자이너의 고민과 같구나라는 걸
서장에서 알게됬을 때, 동질감과 안도감 그 밖에 다채로운 감정들이 섞인 감명을 얻었다.
그 밖에, 브런치의 강운봉님이, Issara Wilenskomer님의 Medium에 기재된 글을 번역해준 것도 있었는데,
모션으로 사용성 만들기 : 모션 선언문의 UX (1) (brunch.co.kr)
이를 계기로 미디엄에서 해외 UX디자이너들의 시각과 아이디어를 더 얻을 수 있었다.
나의 이런 과정들은, 내가 업무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룸(room)을 확실히 넓혀주었다.
나는 협력사의 디자이너 및 개발자들과
보다 적합한 디자인, 그리고 UI로 구현할 수 있는 세부사항에 대해 토의할 수 있었다.
나의 요구사항은 공부 전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창의적이어졌다.
내가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더 첨예하게 디자인을 디벨롭하여 제안할 수 있었고
내가 현실적이었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오히려 도전적인 방향을 역제시할 수 있었고
내가 창의적이었기 때문에,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은 더 많은 대안을 탐구해야 했음을
우리의 대화의 변화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세션1을 시작할 당시, 웹개발 중간 QC 단계에 있었는데, 그 때 기준으로 전체를 돌이켜볼 때
나의 의사결정이 가장 많이 필요했던 단계가 바로 UIUX 디자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겪었던 변화의 모든 과정들을
다시 내가 속한 실에 환원시키고 비슷한 변화의 가능성을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랬다.
한편으로, 'UIUX'라는 주제가 '학습 조직의 처음'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장점 또한 분명해 보였다.
첫째는, 상호 대화와 토의 활성화가 쉽다는 데 있었다.
'의사결정을 위한' UIUX 공부를 목표로 할 때, 다른 분야 대비 진입 장벽이 낮아 보였다.
공부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개인 취향에 기인한 의견이라도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분야적 특징은, 상호작용 활성화의 가장 기초인
개인 의견과 주장 개시의 활성화를 달성하는데 분명 수월함을 안겨줄 수 있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수월함을 초기 단계에서 구성원에게 느끼게 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자유로운 의견 개진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에도 촉매로 작용할 터였다.
둘째는, 초기 단계에서 활동 자체의 흥미를 쉽게 끌어낼 수 있는 데 있었다.
디자인이랑 적어도 한국에서는 예체능에 가깝기 때문에,
'학습'이라는 부담스러운 워딩을 중화시킬 수 있었다.
셋째는, 현업에서 어떻게든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해당 세션의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활동에 임하는 각자의 어티튜드를 정립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보았다.
(이 분야에 대한 경시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정답이 없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며 AI 시대를 맞아 이 분야의 플레이어들이
어떤 플레이어들보다 얼마나 격동적으로 움직이는가를
간접적으로 목도하는 입장에서, 이따금 부러움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무언가 기준을 잡고 설명하기에는 존 야블로스키님의 Lasws of UX가 가장 수월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21가지 UX 법칙을 기준으로, 세션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당해 9월부터 미리 정리했다.
막상 세션을 진행하는 것이 확실시 되고 나서,
처음의 처음인 세션 PT의 서론부를 구성하는 데 고민을 많이 들여야 했다.
어떻게 사람들의 흥미와 이목을 끌어서 앵커링시킬지
그간의 직간접적 PT의 성패 케이스들을 되짚어가며 구성했다.
왜 UIUX를 첫번째 세션으로 정의했는지,
왜 UIUX를 학습하는 것이 좋은지를 제일 먼저 설명하며 구성원들에게 몰입의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후 UI와 UX의 정의를 간단히 설명하면서, 놓치기 쉬운 용어의 명확화를 짚어주었다.
사람들의 의견이나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적 관념이 무언지 토의하고 확인시켜주었고,
이에 반대되는 타인의 해석과 일부 나만의 해석을 곁들이면서
구성원들이 갖고있던 퍼스펙티브를 격상시키려 했다.
21가지 법칙을 돌아볼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며, 진행 방향을 고지하여 안심시키는 동시에
마지막에는 각자가 21가지 법칙에 근거하여 특정 주제에 대해서 각각 분석 및 발표할 것이라고 고지하면서,
세션 내에 집중하고 미리 준비해야한다는 건강한 압박을 주려했다.
나는 리딩에 있어서 솔선수범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선수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리더의 선행적 행위는 구성원들에게 참고할 만한 예시가 된다.
마찬가지로 구성원들에게 분석을 시킬 것을 고지하면서,
그 예시를 내가 직접 제시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게임 기획자를 준비하던 아는 동생이 나에게 오버워치 UIUX 디자인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한참 동안 이야기했던 것이 떠올랐다.
오버워치 메인페이지를 캡쳐해서 분석에 대한 예시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예시 PT를 선보였다.
21가지 법칙을 설명할 때, 내가 방점에 뒀던 것은
UIUX라는 워딩을 마치 웹/앱 등 화면에 국한시킨 개념으로 만들지 말자는 것이였다.
따라서 모든 법칙마다, 웹/앱 뿐 만 아니라, 공간UX나 시스템UX에 대한 예시를 투입하고자 노력했다.
2주간의 강의를 마치고, 2주 정도 각자 준비한 공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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