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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장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_5. 예고된 대가

by 랜턴K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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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 직원이 내게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의 목표는 이거죠.

 어떻게 하면, 적은 노력으로 최대 열정을 직원들에게 뽑아낼까?'

 

전통적인 답변으로는 채찍 그리고 당근이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기는 사회학적 의문은 이것이다.

채찍과 당근이 정말 효과가 있는가? 

사회학 실험 모델의 발전과 뇌과학의 발전으로 현대에 이르러 밝혀낸 답변은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이다.

예고된 대가는 오히려 사람의 창의성을 제한시킨다.

책에는 128건에 달하는 연구결과를 종합할 때,

대가를 예고하게 되면 자발적 동기가 저하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과연 왜 그럴까? 대가를 걸면, 오히려 그 대가를 위해서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무중의 상태에서, 인간은 오로지 내적 동기와 즐거움에 의존하여 '미지의 세계'를 탐색한다. 

이 때 대가가 예고된 순간부터, 인간의 관심사는 더 이상 '미지의 세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예고된 대가를 쉽게 받을 수 있을까?'로 변질되는 것이다. 

회사에서 KPI를 달성하면 성과급을 주는 상황을 가정하자.

회사는 직원에게 '최대한 KPI를 높게 달성했으면 좋겠어'라는 취지였겠지만,  

직원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KPI를 달성할 수 있을까'로 고민의 범위가 축소된다. 

 

이 경우, 회사에 혁신이 생길리 만무하며, 의도와는 반대로 관습적인 방법에 집착한다. 

가장 익숙하면서, 적은 노동과 고민으로 효율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유로운 '기술 집시'들은 밖에서 200%, 300% 

아니 어쩌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을 일궈낸다.

거대 레거시 자동차 기업이 아장아장 KPI를 올리는 동안, 테슬라가 그러했다. 

반도체의 대가 짐켈러는 3~5년마다 아키텍쳐를 처음부터 설계한다 


나는 조직의 리더로써, 예고된 대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1.

조직의 리더로써 최상의 지향점은 책에서 말하는 대로 아래와 같을 것이다. 

조직원의 '안전기지'를 확보하고, 그들이 자유롭게 '미지의 영역의 개척가'가 되게 하는 것.

즉, 리더의 첫번째 목표는 안전기지의 확보다. 

 

기본적인 수준의 리소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기본적인 수준의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근무시간 내에 그들이 미지의 영역을 탐구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내가 이끄는 학습조직 뿐 아니라, 

비즈니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회사 밖의 시간은, 정말 말 그대로 직원 개인의 것이지, 회사의 것이 아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선물처럼 느낄 수 있게 끔 비즈니스와 계약이 규정한 시간 내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습조직의 리더로써 

내가 해야 할 일은, 학습 조직의 존폐자체를 지속적으로 방어해내는 것이 최우선이다.

두번째로, 학습조직 유지와 우상향 발전을 위한 리소스의 꾸준한 공급을 조직과 협상해내는 것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근무시간 내 학습 활동 시간 확보여야 한다.

이는 조직의 입장에서도, 조직원 입장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2. 

미지의 영역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이는 리더의 구체적인 지시를 최소화해야함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불가피하게 지시할 때에도, 가급적 모호하고 은유적인 지시를 할 수 있게끔 노력해야 한다. 

 

모든 말이 그러하지만, 더욱이 리더라는 권위자의 말은,

밀그램의 복종 실험처럼 조직원들이 무비판적으로 따르게 되는 효과가 있다. 

이는 조직원의 창의성을 제한시키고, 조직 입장에서는 가능성을 거세함을 의미한다. 

 

내가 하고 있는 학습조직의 경우,

(물론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나는 이 조직의 지향점, 존재 이유 그리고 모든 것을 포함하는 조직문화와 브랜딩의 레벨까지 

조직원들이 생각하게끔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령 학습조직 제일 처음 시작하여, 인원을 모집하는 단계에서부터 

내가 시작한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의 설명과 공감만을 만드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모호하고, 정말 위대한(?) 레벨에서의 이야기만을 언급하며 동기급들을 모았다 

그들 스스로 내부에서 나머지 구체적인 내용을 채워가길 바랬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소유에 가까운 소속감을 형성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활동의 몰입감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활동을 결정하는 것도 가급적 이런 원칙들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나아가는 것까지 이렇게 해보자라는 식의 

나의 의견 제시 및 설득의 과정을 가급적 제한하고, 

뒤에서 퍼스널하고 중립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조직원 각자가 서로 다른 다양한 개인적인 생각을 쌓을 수 있게 유도하고 조성한 뒤에,

한 명이 이슈를 팝업했을 때, 조직원 전체가 토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빌드업하고 

조직의 활동을 실체화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습조직의 이름을 짓는 활동을 서브 활동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조금씩 브랜딩을 포함한 AWS LP와 유사한 조직문화를 설정하고 내재화시킬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안착이 되면 

내가 유도하는 과정 또한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게 크리에이티비티를 꾸준히 확보해 나갈 것이다. 

혁신은 혁신을 지시하지 않음으로부터 나온다.

 

3. 

가능성을 남기기 위해 임파워먼트 불씨의 방향을 최대한 살린다.

(물론, 조직원의 역량이 고도화된 상태에서는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생각이든다.)

내가 하고 있는 학습조직은 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임파워먼트를 최대한 살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패가 개인적으로 예견되어도 장려하고 있으며 

코치의 범위 역시, 그들이 장벽에 도달하기 전까지 지양하고 있다. 

코치의 방법에도 좋다 안좋다 잘했다 못했다보다도, 어떻게 하는 게 더 잘했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 등의 진취적인 방식으로 생각을 유도하는 쪽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4. 

정해진 성과는 삭제한다. 예고되지 않은 성과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한다. 

 

조직이라면, 차라리 성과급이라는 개념을 삭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버린 KPI도 삭제한다. 

회사는 직원에게 '최대한 KPI를 높게 달성했으면 좋겠어'라는 취지였겠지만,  

직원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KPI를 달성할 수 있을까'로 고민의 범위가 축소되고 

이것은 창의성보다도, 현명함을 빙자한 교활함만을 남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KPI를 정량적으로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보다 KPI 이전의 정성적인 아이템을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객만족도 등의 정성적인 아이템을

단일한 KPI 지표가 아닌 복합적인 여러 KPI로 조망하는 방식으로 설정해야한다,

이는, 트러블 슈팅에 보다 적합한 방식을 조직이 얻을 수 있을 뿐더러

조직원으로 하여금, 복합적인 사고를 계속 유도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평가시에는, KPI가 아닌 다시 정성적인 아이템 기반으로 성과를 계산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사실 보상을 지급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신 임파워먼트에 포함되는 칭찬과 격려를 보상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당 학습조직을 창시한 사람으로써 내가 갖는 인적 권력이 있고,

현재로써는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칭찬의 파워가 있는 편인 상황을 활용할 수 있다. 

간헐적이며, 예측 외의 타이밍에서의 칭찬을 하려고 노력한다. 

정해진 학습조직 시간 외에 일반적인 업무 시간 또는 점심시간을 활용한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칭찬의 절대양을 예측 불가능 상태에 놓이게 한다.

오히려 희소성을 위시한 칭찬의 가치 상승을 위해서 1대1의 칭찬만을 활용하고 

1대 다 상황에서의 칭찬을 지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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