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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ta Learning Lab Project

4. 시작을 위한 시작

by 랜턴K 2024.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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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준의 자발성을 여지 없이 쏟아낼 것 

높은 수준의 자기 헌신을 꾸준히 해낼 것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목표로 할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시 만든 조직 내로 쏟아낼 수 있을 것

모든 구성원 각자에게 이런 것들이 전제 되어야 했다. 

 

모두가 그러하듯이, 

회사가 지원하는 흔한 학습 조직들 처럼 

하하호호 분위기로 시작해서는 안되었다. 

그런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가 없다고 보았다. 

외부에서 일회성으로 끝나는 학습 모임

또는 친목 모임으로 변질되기 쉬운 그런 모임들처럼 되서도 안되었다. 

 

러닝랩의 첫인상이 나아갈 향방에 끼칠 영향력이 매우 클 것임을

나는 시작도 전에 직감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어떻게 러닝랩이 굴러갈지 몰랐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벤치마킹은 커녕 참고할 이미지도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가가 전부였다. 

하하호호만 하는 분위기로 시작한다면, 계속 그럴 것이고.

전투적으로 몰입을 하는 분위기로 시작할 수 있다면, 계속 그럴 수 있다는 게 계산이었다. 

 

이른바 각자의 '단호한 결의'가 시작부터 필요했다. 

러닝랩을 왜 하는지 

러닝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그렇다면 나의 결의가 먼저였고, 어디까지 나는 포기할 수 있는가를 가늠해보았다.

나는 이곳에서 회사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가? 

지속하면 어떤 모습일 것인가? 

 

일을 통해 돈을 버는 시간동안, 내 일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가져갈 것은 

나 자신도, 가족도, 친구도 아닌 회사였다. 

그런 회사에서 나의 앎과 신념을 관철시킬 수 없다면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전혀 즐겁지 않을 터였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나는 물리적인 의미로던 정신적인 의미로던 (조용한 사직 같이)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나라는 개인에게 큰 의미를 갖더라도 말이다. 

 

도망간 곳에 낙원이 있을리 없을 터였고,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내가 속한 곳보다 페이가 좋은 곳을 찾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를 벗어나서, 도망이 아니라 도전할 수 있는 내가 되야 했다. 

 

남아있는 선배들 중 몇몇을 봤을 때, 

또 커뮤니티에서 회사에서의 의미있는 노동을 포기한 사람들 얘기를 읽을 때,

나 역시 그럴거라고 생각하면, 문득 서러워지곤 했다. 

나의 인생에 있어서 하루 8시간씩이 꼬박꼬박 의미를 잃어갈 뿐이라면, 

군대보다도 나을 게 없다면,

나는 그저 괴로울 터였다. 

 

지금의 상태에서는 내가 관철시킬 수 있는 지점들이 제한적이였고,

함께 걸음과 신념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언젠가'를 기약하며 현재 우리가 함께 바득이 준비를 해야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주인으로써' 살아남는다면 나에겐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을 터였다. 

설사 이 회사에서 이것이 불가능하더라도,

내가 '나의 주인'이 될 기회를 다른 곳에서 잡으려면, 지금보다 나아져야 했다. 

 

나는 러닝랩을 시작하면서, 그렇게 '회사를 포기'할 수 있다는 단호한 결의를 했다. 


리크루팅할 사람들의 결의 또한 필요했다..

시작은 나의 몫이지만, 어떤 활동이던 조직이던 유지는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리크루팅 목적의, 공표이자 연설을 위해 날짜를 잡고 몇몇의 사람을 모았다. 

물론, 필요한 경우 몇 명은 사전에 간단한 내용 설명도 해두었다.

모두를 빠르게 모으긴 했으나, 앞서 말한대로 3개월 전부터 밑작업을 해둔터라

아예 무슨 이유로 모이자 했는지 감도 못잡는 사람은 1-2명 정도 뿐이었다. 

 

나와 내 동기급들의 업무적 교차지점이 불충분했기 때문에,

내가 권위를 끌어낼 수 있는 지점은 카리스마 뿐이었다. 

3주 정도, 다듬은 원고를 기반으로 연설을 이어나갔다.

이 러닝랩이라는 활동이 절대 하하호호 활동으로 시작할 수 없도록

심리적 장벽을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원고의 강도를 굉장히 높였다. 

몇 가지 문장들이 여전히 생각는데, 

'각오가 없다면 시작도 하지말고. 빠져라'

'이건 마라톤 같은 일이 될 것이다. 뒤쳐진다고 챙겨줄 수도 없고, 

그대로 메인 레이스에서 도태될 뿐이다. 그 경우에는 내가 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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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퇴사까지 각오했기 때문에,

나에게 비수로 돌아올 수 있는 강한 워딩을 다 쓸 수 있었다.

모티베이션이 없는 채로 쉽게 시작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는 정확하게 귀에 박힌 건 확실했다.

두루뭉술하지만 강력한 워딩에 당황하는 모습도 있었고,

강압적 조건은 상관 없이 내 할일 잘하면 되는 것이라는 모습도 있었고,

우리 조직에게는 필요한 일이니까 심적으로 장벽이 있어도 하겠다는 모습도 있었다.

 

의도적인 결과가 절반이면, 우연이라고 봀수 있는 결과가 나머지가 되는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단번에 결정지으려 했던 나의 의도와 다르게 

이후에 몇명이 각자 대화를 요청해서, 오해가 아닌 오해를 풀고

나의 의도를 따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더 소요되었다. 

몇 명과는 싸우기도 했고,

싸움을 말리는 사람도 있었고, 

거꾸로 내가 설득을 다시 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 

 

45일동안의 짧고 강렬한 리크루팅 과정이 끝나고, 

우여곡절이 어찌되었던 나는 내가 속한 실의 20대~30대초반 매니저 7명을 전부 모을 수 있었다.

그것도 약간의 경외심과 경계심이 섞인 집중도를 가진 매니저 7명을.  

이를 테면, 나는 그들이 러닝랩이라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몰입 과정으로 가는 데에,

난이도가 높은 환경 그 자체가 된 셈이었다. 

또한, 기존의 상속된 업무환경을 당연시 여기던 태도로부터, 

강제로 해동 과정을 제공하고 그들을 혼란으로 등떠민 셈이었다. 

그 전까지는 수족관에 갇힌 채로 평온한 물결 속에 살던 사람들을,

나는 한 바탕 강가에 확 풀어버린 셈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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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야, 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은 한다.

어찌되었던 나는 이들의 좋던 나쁘던 주목을 모을 수 있었다. 

지금부터는 해동과 혼란의 과정을 거치며, 이들을 설득시키는 '행동'에만 집중하면 되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을 내게 갖는 것조차 오히려 좋았다.  

 

나는 러닝랩을 무엇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할지, 이미 예전부터 정해놨다. 

나는 내가 자신있는 주제에 대해서 강연하는 것에 굉장한 자신이 있었다. 

학원 아르바이트와 학원 강사, 과외를 하면서 여전히 누구보다 잘 할 자신있는 강의가 있을 정도니까 

나는 2년전부터 첫 학습 활동이 중요하단 생각을 했고, 이에 대한 준비는 

혹자가 했던 '그럴거면 돈 주고 강의를 듣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깨부술 정도는 넉넉했다.

가장 어려운건 끝났고,

이제부터는 증명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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